[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데이터로 고객의 변화 시점 파악이 성패를 좌우한다

[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데이터로 고객의 변화 시점 파악이 성패를 좌우한다

우리의 소비행태 90% 이상은 습관적으로 이뤄진다. 즐겨 가는 가게, 즐겨 먹는 음식 등 우리는 대부분 소비를 별다른 고민 없이 습관적으로 행한다. 그렇다면 이런 습관적 소비 고객을 어떻게 해야 자사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을까?

가장 적합한 시점 중 하나는 소비자들이 갑작스럽게 자신의 습관에 변화를 주는 시점을 공략하는 것이다. 대학 졸업, 취직, 결혼 등과 같이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일례로 남성 대부분은 대학 졸업식 날 처음으로 양복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대학 졸업을 기념함과 동시에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니 양복을 추가로 맞추는 경우가 많다. 즉, 평소에는 나이키 매장이나 캐주얼 의류 매장만 방문하던 고객이 처음으로 양복 매장을 찾았는데, 이때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면 아주 손쉽게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할인점 타깃 또한 소비자들이 갑작스럽게 자신의 습관에 변화를 주는 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타깃은 미국에서 월마트 다음으로 큰 대형 할인점으로 18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타깃은 미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매장들로부터 소비 행태를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타깃은 고객들의 습관적인 소비행태와 함께 갑작스러운 소비 패턴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대학 졸업, 취직, 결혼 등과 같이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들이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를 야기하는 시점은 임신이었다. 임산부는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혼란과 걱정을 안게 된다. 임산부는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소비자로 변화한다. 이러한 순간에 해당 임산부에게 신뢰와 믿음을 가져다주는 매장 내지 브랜드로 각인된다면 그 뒤부터는 아주 수월하게 높은 매출을 올리게 된다.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판단되면 산모용품뿐만 아니라 신생아 용품 등 많은 물건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문제는 많은 기업이 임신 시점이 자사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타깃은 타사에 비해 어떻게 하면 임신 여부를 가장 빨리 알아낼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타사보다 먼저 알아야 가장 먼저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깃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SNS 분석 결과, 임산부는 임신을 확인하자마자 제품 구매보다 먼저 주변인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타깃은 이를 활용하기로 결정한다. 타깃은 '베이비 샤워' 등록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베이비 샤워 행사란 임산부 주변인들이 임신을 축하해주기 위해 선물을 보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임신한 여성들이 베이비 샤워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제품을 구매하는지를 지속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일례로 임신 초기에는 향이 없는 로션을 다량 구입하기 시작하다, 일정 기간이 경과해 다용량 솜, 타월 등을 구매하기 시작했다면, 출산일이 얼마 안 남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타깃은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해 임신지수 모델을 개발한다. 그리고 미 전역 1800여개 매장을 방문하고 있는 고객 중에서 누가 임신했는지 그리고 정확한 출산 시점은 언제인지 식별하게 된다. 그리고 각각 시기에 맞추어 필요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보냈다. 이러한 성과들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2002년에서 2010년 사이에 타깃 매출은 44억달러에서 670억 달러로 치솟았다.

지금도 많은 기업이 자사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절호의 찬스가 언제인지 고민하며 찾아다닐 것이다. 하지만 타깃 사례는 향후 미래의 기업들은 고객 데이터을 활용해 고객을 굳이 찾아다닐 필요 없이 저절로 고객이 누구인지 알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시사해 준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