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으로 치부되던 'BTS코인' 실제 거래가 시작됐다. 유명 인기 아이돌 그룹 BTS의 팬클럽 '아미' 이름을 딴 코인이 외국계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돼 BTS 소속사와 팬덤이 항의하고 나섰다.
싱가포르계 가상자산거래소 비트겟은 지난 27일 17시 '아미코인(ARMY)'을 거래소 내 '혁신존'에 상장했다. ARMY/USDT 페어로 상장된 이 코인은 상장 직후 커다란 급등락 폭을 보이며 해당 거래소에서 거래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미코인 개발자는 해당 코인 발행 목적이 'BTS의 수익 극대화를 위한 순수한 헌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BTS 멤버들이 평생 동안 작품활동 이외에 어떤 것에도 신경쓰지 않도록 후원하기 위해 발행했다는 것이다.
아미코인 백서에 따르면 개발자는 BTS 팬으로서 많은 BTS 관련 공식 굿즈를 소비해왔지만 보유자금이 소진됨에 따라 지속 구매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개발자로서 마지막 도전이라는 취지에서 아미토큰을 직접 발행, 평생 BTS를 돌보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BTS 팬덤의 크기가 최소 대한민국 인구 5000만에 육박하는만큼 거래량이 막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미코인은 이더리움 ERC-20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100억개가 발행됐다. 개발자는 아미코인 거래를 통해 확보된 총 USDT의 50%가 BTS에게 직접 갈 수 있도록 지갑을 설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BTS 소속사 하이브나 팬클럽 아미 모두 해당 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어 실제 수익 전달이 가능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BTS 팬덤은 해당 코인이 BTS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자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BTS 소속사 하이브도 이와 같은 문제를 접하고 28일 자정께 공지를 올려 입장을 밝혔다. 하이브는 “당사는 이 암호화폐와 전혀 관계가 없으며, 당사와 어떠한 논의도 없이 발행된 것”이라며 “또한 해당 암호화폐의 홍보를 위해 사용된 방탄소년단의 초상은 소속사인 빅히트뮤직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현재 해당 암호화폐가 소속사와의 상의 없이 아티스트의 초상권을 침해한 것을 포함해 법적 위반사항을 확인 중에 있으며, 침해 및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모든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보에 활용된 BTS 사진 등은 저작권 위반 문제로 교체 처리가 됐지만, 아미코인 발행 및 유통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인터넷 밈을 기반으로 한 '도지코인' 같은 사례가 적지 않은 데다, BTS 팬클럽 'ARMY'는 군대라는 뜻의 일반 명사기 때문에 사용을 막을 명분이 마땅치 않다. 아미코인을 상장한 비트겟 거래소는 하이브 측의 공문을 받고도 상장을 취소하거나 거래를 중단하지 않았다.
비트겟은 “프로젝트 팀으로부터 제공받은 정보는 비트겟의 관점과 견해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며, 프로젝트의 활동 또는 그 프로젝트 자체에 대해 책임이 없다”며 “아미토큰과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를 들으며, 앞으로 모든 사안을 주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
이형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