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OTT 2.0 시대가 온다

이동은 브라이트코브 상무
이동은 브라이트코브 상무

최근 '오징어게임' 'D.P'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선풍을 일으키며 전 세계 인기를 끌며 다시 한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위력이 확인됐다. OTT 대표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연간 517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 3월 기준 국내 이용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월 대비 113% 성장한 수치로, 앞으로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OTT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작과 함께 더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자 사람들이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까닭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시민들은 집에서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OTT를 찾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며 이제 OTT는 일상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드라마와 영화가 전부인 기존 OTT는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생중계 등으로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서비스 영역을 확장, OTT 서비스의 제2막을 열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OTT 서비스가 실시간 콘텐츠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0 도쿄올림픽 시즌에 TV 대신 OTT 플랫폼을 통해 올림픽 생중계를 관람한 시청자가 급증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보고 싶은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특히 스포츠는 생중계로 시청할 때 더 크게 감동할 수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시청하고자 하는 스포츠팬이 많다. 호주테니스협회(Tennis Australia)는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2021 호주오픈(AO)을 중계했고,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은 최대 14시간 동안 16개 코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모든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이처럼 서비스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실시간 콘텐츠를 다루는 라이브 채널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 공연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문 플랫폼도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에서도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진행한 여러 '방구석 콘서트'를 통해 온라인 공연 수요가 확인됐다. 미국 최대 음악 및 문화 페스티벌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도 팬데믹으로 대면 행사를 진행하기 어렵게 되자 커넥티드 TV 앱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가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라이브 스트리밍은 물론 이벤트가 끝난 후에도 온디맨드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러한 공연 콘텐츠는 팬데믹뿐만 아니라 거리의 제약으로 현장에 참여하기 어렵거나 티케팅이 어려운 중장년층에게도 기쁜 소식이다.

현재 OTT 업체들은 콘텐츠 다양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서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해외 여러 OTT 업체들이 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듯이 국내 OTT 업체들도 K-콘텐츠의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확장을 생각할 수 있다. 이때 고려해야 하는 우선 요소는 전 세계 각 지역에 서비스가 원활하게 지원돼야 한다는 점이다. 국가별로 앱 실행·언어 설정이 다르게 개발되기 때문에 A 국가에서는 문제없이 재생되는 동영상이 B 국가에서는 재생이 안 될 수가 있다. OTT 업계는 동영상 플랫폼 파트너와 협업해 국가별 앱 실행 이슈를 해결하고, 서비스 제공 국가를 세계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

OTT 업계는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하고 질 좋은 콘텐츠를 안정 확보·관리하는 한편 고객에게 전달해서 사업을 확장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OTT 2.0 시대는 더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는 전문 서비스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렵던 대중에게 더 수준 높은 콘텐츠들이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동은 브라이트코브 상무 jlee@brightc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