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과학기술중심국가 비전 내세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과학기술중심국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위한 세부안으로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에 이어 과학기술부총리를 신설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국회 잔디광장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청년들과 시대교체호라고 이름 붙인 로켓 모형에 시대교체 판넬을 붙이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국회 잔디광장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청년들과 시대교체호라고 이름 붙인 로켓 모형에 시대교체 판넬을 붙이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안 대표는 1일 국회 잔디광장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열고 “우리는 꿈이 없는 나라가 됐다. 상식과 합리에 기반하고, 사실에 근거한 과학적 사고를 국정운영 중심으로 삼는 과학자 대통령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국가, 이것은 저 안철수 평생의 꿈”이라면서 “반드시 현실로 만들어 내겠다”라며 대권 도전의 각오를 내비쳤다.

안 대표의 과학기술중심국가 첫 단추는 정부 조직 개편이다. 과학기술부총리직을 만들어 과학기술중심국가 체제로 전환한다. 청와대는 기구를 절반으로 줄이고 책임 총리, 책임 장관이 권한을 갖고 국정운영 중심에 서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관료보다는 전문성을 띤 전통 직업관료로 공직사회를 채우는 등 테크노크라트 전성시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주요 목표는 '백신 주권국가' '인공지능 선도국가' '반도체 패권국가'다. 과학기술 초격차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분야를 5개 이상 확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글로벌 대기업과 일자리를 늘리는 산업 고용 정책을 공약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안 대표는 “당선을 목표로 나왔다. 정권교체를 할 것”이라며 단일화보다는 완주에 무게중심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제3지대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는 김동연 전 부총리에 대해서도 “이번 정부에서 초대 장관을 지냈다. 현 문재인 정권의 공과를 먼저 밝혀야 할 것”이라며 전제 조건을 붙였다.

출마 선언에서도 더 이상 여의도 정치 문법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금까지의 정권 교체는 기득권 양당의 간판선수만 교체하는 것이었다며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들 양당 대선후보들에 대해서도 거짓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혹평했다.

국정 부문에서는 대통령과 정당 대표 간 만남을 정례화하는 등 실질적인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약속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2년 동안 여소야대 구조는 바뀌지 않는 만큼 국회 협조를 구하겠다는 생각이다. 여·야·정 협의체는 현 정부에서도 강조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부분이다.

대통령 임기 중반에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뜻도 밝혔다. 여야가 합의하는 조사 방법으로 국민의 신뢰를 50% 이상 받지 못하거나 22대 총선에서 소속 정당이 제1당이 되지 못하면 깨끗하게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안 대표는 다른 후보들도 중간평가를 약속할 것을 제안하면서 “성과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하고 능력에 따라 적절히 인재를 배치해 국가를 키워 나가고, 그 과실이 대한민국 주인인 국민들께 고스란히 돌아가게 하는 국가 경영인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