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균을 없애는 자율주행 로봇 '살균봇'을 정식 출시했다. 회사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비대면 수요를 타고 로봇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LG 클로이 살균봇(UV-C)' 전파인증을 획득해 판매에 돌입했다. 이르면 연말 미국 등 해외 판매도 추진한다.
지난해 처음 공개한 살균봇은 양쪽 측면에 장착된 UV-C 자외선램프로 섬유나 스테인리스, 유리 등에 존재하는 세균을 죽이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사람이 많이 모이는 호텔, 전시관 등은 물론 위생이 중요한 병원 등에서 활용이 기대됐다.
살균봇 출시로 LG전자 로봇 라인업은 5개로 늘었다. LG전자는 현재 'LG 클로이 서브봇' '셰프봇' '바리스타봇' '가이드봇' 등을 판매 중이다. 서브봇은 식당, 호텔 등에서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가져다주거나 간단한 물건을 배달하고 셰프봇과 바리스타봇은 각각 음식이나 커피를 만들어준다. 가이드봇은 위치를 알려주거나 고객이 원하는 장소까지 안내하는 로봇이다. LG전자는 최근 디스플레이와 자율주행 기능을 강화한 2세대 제품을 출시, 코엑스몰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살균봇 출시를 계기로 기술개발 단계를 넘어 라인업 확대를 통한 사업화에 힘을 싣는다. LG전자는 지난해 기존 로봇사업센터를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로 이관했다. 연구개발(R&D)이 아닌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살균봇을 비롯해 가이드봇, 서브봇 등 대부분 제품이 '위드 코로나' 환경에서도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영업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로봇 사업이 BS사업본부로 이관되면서 기존 병원, 공공기관, 레스토랑 등 이미 구축한 영업망을 활용해 패키지 제안 등 다양한 영업이 이뤄질 전망”이라면서 “기술개발을 넘어 수익 창출이 목적인 만큼 라인업 확대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로봇사업 현재 매출은 미미하지만 그룹 내에서 뉴노멀 시대 미래 유망 사업으로 집중 육성 중이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 연구시설인 'LG 보스턴 로보틱스랩'을 개소한 데 이어 캐나다 라이다(LiDAR) 업체 '레다테크',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코드24', 미국 차량용 인공지능(AI) 센서 기업 '에이아이' 등에 연이어 투자했다. 2018년에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를 인수, 로봇 개발·제조 역량까지 강화했다. LG전자가 최근 확보에 열을 올리는 AI 기술과 함께 미래차, 가전 기술까지 녹여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내년에도 로봇 신제품을 출시하며 사업 범위를 넓힌다. 회사는 실내외 배송로봇과 생산라인에 적용하는 협동로봇 등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확보한 자율주행과 AI, 가전, 모바일 기술을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로봇사업 잠재력은 높다”면서 “하지만 국내 로봇 수요가 아직까지 제한적인데다 스마트폰 사업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킬러 콘텐츠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