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기저 효과에 10월 물가 3.2% 상승…근원물가도 2.8% ↑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올랐고 달걀과 돼지고기 등 축산물도 상승했다. 지난해 통신비 지원 정책에 따른 기저효과도 중첩되면서 근원물가도 2%대 후반으로 치솟았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2% 상승했다.

물가가 3%대로 올라선 이유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다. 지난달 물가 상승에 서비스가 1.73%포인트(P)를 기여했는데 이중 통신비가 0.62%P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통신비 지원에 따른 일시적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10월 물가 상승률은 9월의 2.5%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공업제품(1.40%P)이며 이중 석유류 기여도가 1.03%P에 달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는 27.3% 상승했으며 휘발유(26.5%), 경유(30.7%), 자동차용 LPG(27.2%) 등이 모두 올랐다. 상반기 물가 상승을 주도한 농축수산물은 상승률이 0.2%로 둔화됐다.

통신비 지원으로 인한 기저효과는 이달에는 사라진다. 유류세 20% 인하 조치도 12일부터 시행되면 물가상승률을 일부 하락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지는 미지수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고 유류세 인하 체감 효과도 지켜봐야 한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위드 코로나 등 소비 증가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도 2.8%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 이유는 서비스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서비스 가격은 지난달 2.7% 상승했으며 이번 달에도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인해 서비스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석유류 가격 상승 등이 서비스 가격으로 전이되는 점도 부담이다.

이억원 기재부 제1차관은 “이달에는 물가 오름폭 확대를 주도한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는 대부분 사라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국제유가 오름세, 농축수산물·개인서비스 기저효과 등 상방 요인도 상존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세계적 공급 차질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공급망 차질은 생산자 물가에 영향을 미쳐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파급될 수 있고 위드 코로나도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공급 측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은 경기에 부담이지만 위드 코로나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가가 올라가는 거라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