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3년 동안 10조원을 투입, 4대 중심 성장엔진에 투자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3일 차세대 동력을 키우기 위한 '2023 중기비전'을 담은 동영상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전체 임직원에게 공개했다. 이 회장이 사업 비전에 대해 임직원 대상으로 직접 설명한 것은 2010년 '제2 도약 선언'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CJ의 현재를 '성장 정체'로 규정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에 주저하며 인재를 기르고 새롭게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해 미래 대비에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3~4년 동안 국내외 플랫폼 기업의 영역 확장과 기존 산업 내 경쟁 격화로 과거에 비해 성장 속도가 더뎌지면서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 회장은 컬처, 플랫폼, 웰니스,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등 4대 성장엔진 중심으로 제3 도약을 이룬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CJ는 트렌드 리딩력·기술력·마케팅 등 초격차 역량으로 미래 혁신성장에 집중하고, 이를 주도할 최고 인재를 위해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CJ 각 계열사는) 컬처와 플랫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글로벌 및 디지털 확장을 가속화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기반한 신사업으로 미래 혁신성장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컬처 분야에서는 음식, 음악, 영상 콘텐츠, 뷰티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와 제품을 세계인이 즐기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플랫폼에서는 CJ 계열사가 보유한 디지털 플랫폼, 물류 인프라 등을 토대로 데이터 기반 경영을 가속화해서 디지털 영토를 확장하고 장기적으로 슈퍼 플랫폼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 진출도 처음으로 공표했다. CJ제일제당이 추진하고 있는 기존 건강기능식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세대 치료제 중심 레드바이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천랩'을 인수한 것도 이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4대 중점과제에 포함되지 않은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 분야 사업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4대 성장엔진 계획은 당장 기업 인수와 신규 투자로 이어질 예정이다. CJ는 오는 2023년까지 총 10조원이 넘는 투자에 나선다. 특히 브랜드, 미래형 혁신기술, 인공지능(AI)·빅데이터, 인재 등 무형자산 확보와 AI 중심 디지털 전환에 3년 동안 총 4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