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의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게임 개발, 서비스 시도가 늘고 있지만 국내 서비스 논의는 아직 시작도 못 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대비하고 국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조속히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NFT 게임 국내 서비스에 대한 법원의 첫 번째 판단이 연내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5월 시작된 행정재판이 3번 연기돼 이달 말 변론기일이 잡히면서 결정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NFT는 디지털 파일과 구매자 정보를 분산저장기술(블록체인)으로 기록해 파일이 원본임을 증명해주는 디지털 세계 등기부등본 개념이다. 거래소에서 현금화시킬 수 있다. 메타버스 생태계 경제활동을 주도할 기술로 평가받는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현행 게임법에 따라 2018년부터 지금까지 사행성과 환급성을 이유로 등급분류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내 적용된 NFT가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다.
NFT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개발사 스카이피플은 올해 4월 등급분류 취소를 받으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와 법적 공방을 펼치고 있다. 핵심은 사행성 여부다. 게임위는 자동 전투 기능을 통한 아이템 획득이 우연성에 기인하고 있고, NFT화 가능한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어 게임산업법상 경품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스카이피플은 자동 사냥을 실행하려면 어느 정도의 진행도를 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연성이 없으며 거래가 이뤄진다고 해도 게임 아이템으로 활용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게임위는 금융위와 기재부에 주장을 뒷받침할 의견을 구했고 스카이피플은 업계에 의견을 구해 펄어비스, 넥슨 등에서 회신받은 상태다.
NFT를 활용해 자산을 획득하는 게임은 국내에서는 서비스 논의도 시작 못 했지만 글로벌 게임산업에서 '엑시인피니티'가 기록적인 흥행을 이끄는 등 주목받는 새로운 시장이다. 시장분석업체 넌펀저블닷컴에 따르면 2019년 1600억원였던 NFT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4000억원 수준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기존에는 중소기업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용도였다면 최근에는 규모가 큰 기업이 기존 인기 게임에 NFT를 접목하는 시도를 늘리고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4'에 NFT 기술을 도입해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다. 위메이드는 NFT 거래소를 준비 중이며 차기 게임도 글로벌 버전에는 NFT를 접목한다. 컴투스는 애니카브랜즈, 캔디디지털 등 블록체인 전문 기업을 인수했다. NFT 기반 디지털 컬렉션 확대와 게임 분야 연계 등 관련 사업 고도화에 나선다. 카카오게임즈와 네오위즈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추가했다. 이외 엠게임, 와이제이엠게임즈, 게임빌 등 다양한 회사가 대응하고 있다.
성장하는 새로운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국내 서비스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해 관련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법상 게임물 정의, 등급분류 조항들을 뛰어넘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등급분류 관련 소송에 그칠 게 아니라 업계, 학계, 기관, 법조계 관점에서 체계적인 담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