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갈린 태양광 업계…모듈 '울고' 원료는 '웃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치솟는 태양광 원료 가격으로 태양광 모듈업체와 원료업체 실적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다 물류비까지 오르면서 3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에 원료 제조업체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이에 따라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는 지난달 이례적으로 제품 가격을 10~20% 수준까지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태양광 모듈업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과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 온 영업손실이 확대됐고, 현대에너지솔루션은 매출이 대폭 확대됐음에도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신성이엔지는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 2분기에 확대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에 매출 827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9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4억원을 기록한 뒤 올 1분기 영업손실 149억원, 2분기 영업손실 646억원에 이어 적자 폭이 확대됐다.

현대에너지솔루션도 3분기 매출 1497억원, 영업손실 5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적자 전환을 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 785억원, 영업이익 4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확대됐지만 영업 손실은 면치 못했다. 신성이엔지는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영업손실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2분기 영업손실 54억원으로 1분기(영업손실 14억원)보다 실적이 악화한 바 있다.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는 폴리실리콘 등 원자재, 유리·알루미늄 등 부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물류비까지 오르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는 지난달 제품 가격을 10~20% 올렸다. 이처럼 태양광 모듈 가격을 급격히 올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반면 태양광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조하는 OCI는 올해 3분기 매출 8887억원, 영업이익 194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6%, 17% 상승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90%, 영업이익은 977%의 큰 폭으로 늘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판매 가격이 전 분기 대비 약 28% 오르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태양광 업계는 원료비 가격 상승 여파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 한화큐셀 전략지원파트장은 3일 “태양광 원자재 가격에 부자재 가격까지 올랐고, 물류비까지 상승해 '3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내년에 2개 분기 이상이 지나면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지만 올해나 내년은 (모듈) 가격 인상 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표> 국내 주요 태양광 업체 3분기 실적(단위: 억원)

자료: 각 사 취합

실적 갈린 태양광 업계…모듈 '울고' 원료는 '웃고'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