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TEL)이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70% 줄인다. 차세대 반도체 공급망 선점을 위한 핵심 키워드인 '탄소중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TEL이 반도체 공급망 전체의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이니셔티브 'E-COMPASS'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주요 소재·부품을 철도로 운반하거나 포장재를 경량화하는 방법으로 운송 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주력하는 단체다. 장비 조립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가와이 도시키 TEL 사장은 지난해 10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설명회에서 “장비의 환경 관련 성능이 고객사의 중요한 선정 기준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TEL은 오는 2030년까지 웨이퍼 장당 자사 장비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30% 줄일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자국 각 사업소에서 발생하는 총 탄소량을 70% 감소시킨다는 로드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도체 시장 '큰손'인 애플의 '2030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TEL을 비롯한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는 물론 대만 TSMC 등 파운드리 기업까지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 7월 2030년까지 공급망 전체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2019년에 애플이 사업 활동에서 배출한 탄소 대부분은 스마트폰 및 반도체 제조, 운송 등에서 발생했다. 애플의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반도체 및 관련 소부장 등을 공급하는 각국 협력사들은 탄소배출 저감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탈탄소'가 반도체 업계 난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이동통신 대중화로 반도체 수요가 늘면 탄소 배출량도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TSMC의 탄소배출량은 최근 5년 동안 약 4배 늘었다. 노무라증권은 TSMC가 앞으로 첨단 노광장치를 도입하면 1년 동안 인구 5만명이 거주하는 도시와 비슷한 수준의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