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당초 입장을 바꿔 미국 상무부에 반도체 공급망 정보를 제공했다. TSMC는 미국 정부 요구에 반발해 동참하지 않겠다고 즉각 반박한 바 있다. TSMC마저 미 상무부 요구에 응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UMC, 일본 반도체 패키징 업체 신코전기공업 등 23개 기업과 대학이 상무부에 반도체 공급망 정보를 제출했다. UMC는 파운드리 분야 세계 4위 회사다. 신코전기공업은 패키징 세계 6위 업체다. 여기에 미국 기업에서 메모리 반도체 제조 3위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웨스턴디지털 등 기업, 노틀담대, 보이시 주립대 등 대학도 제공했다.
공개 자료를 보면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핵심 자료는 대부분 빠졌다. TSMC는 반도체 제품 종류와 소재, 공정 노드(㎚) 여부에 '생산한다(Manufacture Only)'고 표기했다. 가장 많은 정보를 기입한 세계 7위 파운드리 업체 타워세미컨덕터가 제품, 소재, 납품 기간(리드타입)을 일부 제공한 것과 대비된다. TSMC는 대신에 상무부 반도체 공급망 대응에 대한 질문과 관련 “대응 방법은 기밀(Confidential) 서류에 함께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상무부 요구에 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 정보 제공 데드라인은 11월 8일(현지시간)로 금명간 정보 제공이 이뤄질 수도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미국의 반도체 정보 제출 요구에 대해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차분히 잘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미국 반도체 공급망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오는 9일 미국을 방문해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한다. 문 장관은 반도체 공급망 제공과 관련 미국 정부 협조를 요청하고, 양국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