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부품업계, 국내 완성차 5사 중고차 시장 진출 지지

"정품 부품 수요 증가 기대"

車 부품업계, 국내 완성차 5사 중고차 시장 진출 지지

자동차 부품업계가 국내 완성차 5사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지지했다. 완성차 업체가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면 상품개선 과정에서 정품 부품 수요가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중고차 시장 신뢰도 상승은 해당 브랜드 신차 판매량 증대로 이어져 부품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자동차부품업체 다성의 문승 대표는 8일 자동차산업협회가 온라인 주최한 '제19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완성차 업체가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면 정품 부품 사용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경영난에 부딪힌 부품업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단기적으로 부품업계 경영난을 해소할만큼 부품 수요가 증가하진 않겠지만 장기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완성차 업체가 정품 부품을 사용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면 부품업체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중고차 업체는 비용 절감을 위해 중고·재생부품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성장 잠재력도 크다. 지난해 중고차 시장 거래 규모는 251만5000대로 이미 신차등록 대수(192만2000대)의 1.31배로 성장했다. 미국, 유럽연합(EU)의 경우에는 신차 대비 중고차 거래 비율이 2~3배에 달해 추가 성장 가능성이 있다.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소비자 신뢰는 낮다. 외형 중심으로 상품화 작업을 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부품 내구성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대형 중고차 플랫폼 업체도 중고차 보증수리는 중고·재생부품으로 처리하는 실정이다.

문 대표는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 소비자 신뢰를 얻는다면 신차 판매량까지 늘어나 부품 수요가 더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차량 감가율이 낮아지면 신차 구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다른 전문가들도 완성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명중 연세대 교수는 “중고차 시장은 정보 비대칭 시장으로 완성차 업체의 시장 진출에 따른 생산자(완성차·부품사) 이익보다 소비자 이익이 더 크다”며 “자동차 유통 시장 독점화 우려가 있으나 개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말했다.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영세업체 생존권을 위해 소비자가 피해를 감수해왔으나 시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중소벤처기업부는 소비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질 높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대기업 시장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고차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 진출이 막혔지만 2019년 2월 만료됐다. 같은해 중고차 업계가 생계형 적합업종을 재신청했으나 2년째 정부가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중기부는 완성차와 중고차 업계 간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