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메타버스 포럼' 글로벌 기업 대항마에 초점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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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그룹(한컴그룹)이 민간 주도의 메타버스 협력체계를 준비하는 것은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외산에 대응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정부 지원 중심 체계에서는 민간 기업이 자생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기업에 위기의식 커져

오는 2025년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800억달러(약 315조원)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고 비즈니스 중심을 메타버스로 옮기기 시작한 것도 메타버스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메타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메타버스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민간 중심 협력체계 추진은 수년 내 국내 메타버스 시장도 글로벌 기업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초기 시장인 만큼 아직 기회가 있다는 희망도 담겨 있다.

메타버스 비즈니스 포럼(가칭)은 기술 협력을 통한 서비스 개발, 미래 신사업 발굴, 글로벌 진출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한다. 참여사의 경쟁력 향상과 수익 창출, 메타버스 스타트업 육성, 공개 플랫폼 개발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한컴그룹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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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협력체계 중요성의 표현

메타버스 포럼은 우수 기술업체 간 자발적 협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도 제시한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정부 주도로 발전해 왔다. 기업 역량이 높아지면서 민간 시장이 활성화됐지만 산업 성장에 정부의 역할이 여전히 큰 게 사실이다. 정부 주도 성장은 초기 산업에 마중물을 붓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민간 주도 성장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정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8일 “정부 지원을 받겠다는 게 아니라 민간 스스로 뭔가를 하려는 협력체가 많이 생겨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이처럼 취지가 좋은 움직임이 보편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시장, 내년 2라운드 돌입

메타버스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해 말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제페토나 로블록스 등 기존 플랫폼이 연일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고, 공공·교육 분야 중심으로 가상 공간을 활용한 행사가 늘었다.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와 플랫폼도 늘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 시장은 아직 초기다. 특히 완성도 높은 국산 플랫폼은 찾아보기 어렵다. 내년부터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산 메타버스 플랫폼이 출현하고 글로벌 기업의 진출이 이어지면서 국내 메타버스 시장은 2라운드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기술 경쟁력과 협력체계의 필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메타버스 포럼의 활동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