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노키아와 합작회사 TD테크를 통해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했다. 미국 정부 제재로 5G 관련 부품과 기술 수입에 전면 제동이 걸린 가운데 1년여만의 화웨이 5G폰 신제품이다.
TD테크는 하이실리콘 기린985 5G 칩셋을 탑재한 'N8 프로 5G' 사전 판매를 중국에서 시작했다. 중국 청두에 위치한 TD테크는 화웨이와 노키아가 각각 지분을 절반씩 보유했다. 그동안 통신 장비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했으며, 자체 스마트폰 출시는 처음이다.
TD테크 N8 프로 5G는 화웨이가 올해 초 선보인 노바8 프로와 동일한 디자인·성능을 갖췄다. 사실상 같은 제품이지만 화웨이가 5G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진입하기 위해 미국 제재를 피할 수 있는 합작회사를 거쳐 재출시했다는 분석이다.
현지 출고가는 3999위안(약 73만원)으로 책정됐다. 후면 6400만화소 쿼드 카메라 등이 적용됐지만 오포, 비보, 샤오미 등 화웨이 점유율을 흡수해 선두권에 오른 기존 업체와 비교해 제품 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2019년 미국 정부의 5G 부품·기술 수출 금지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았다. 한때 삼성전자, 애플을 제치고 출하량 기준 글로벌 1위 자리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자체 칩셋 개발과 모바일 운용체계(OS) '훙멍(Harmony)' 보급에 공을 들였지만 점유율 급락을 막지 못했다. 결국 중저가 브랜드 '아너'를 매각해 독립시키고 4G 스마트폰만을 일부 선보이며 시장에서 명맥을 잇고 있다. 7월 공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P50도 5G 버전 없이 4G만을 간신히 선보였다.
화웨이는 5G 스마트폰 시장에 재진입하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퀄컴과 5G 칩셋 공급 논의를 지속하고 있으며 안테나를 비롯한 관련 부품 역시 추가 협력업체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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