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플랫폼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개발자 모집에 다시 한번 불이 붙었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 미래 먹거리 사업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다.
네이버는 계열사인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클로바를 통해 세 자릿수대 경력 개발자 확보에 나섰다. 채용 조건도 파격적이다. AI 개발자의 경우 연봉 이외에 9000만원대 사이닝 보너스를 지급하고, 일부에게는 별도로 주식을 약 1000주 준다고 한다.
카카오도 몸집이 갑절로 늘어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고도화하기 위해 개발자를 1000명 이상 뽑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들뿐만 아니라 '네카라쿠배'로 불리는 정보기술(IT) 기업부터 엔씨소프트·넥슨 등 대형 게임업체, 토스·당근마켓·직방·야놀자 등 스타트업까지도 높은 처우를 내걸며 개발자를 원하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만큼 이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부채질하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전 세계에서 다양한 개발자를 흡수하고 있다. 개발자 부족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술기업에 개발자는 핵심 경쟁력이다.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요소수'와 같다. 대한민국은 현재 요소수 부족으로 경유를 연료로 하는 자동차가 멈춰 설 위기에 놓였다. 산업의 동맥인 물류 전체가 셧다운될 대란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플랫폼 산업은 온라인과 가상현실(VR)을 넘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간 경계가 없어지는 메타버스로 진화하고 있다. AI, 클라우드 등 미래산업에서 요구되는 개발자는 더욱 늘어난다.
이들을 양성할 시스템이 필요하다. 교육기관은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 배출에 힘을 쏟고 정부는 과감한 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학교 교육만으론 부족하다. 현장에 필요한 개발자를 양성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기업끼리 서로 뺏고 뺏기는 인력 수급 구조는 출혈만 남을 뿐이다. 이를 등한시한다면 '제2의 요소수 대란'은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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