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TV홈쇼핑만 피해자 안 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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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 업체의 3분기 매출이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비대면(언택트) 소비 특수에 따른 역기저 현상도 원인이지만 가장 큰 하향 요인은 송출수수료 때문이다.

인터넷(IP)TV를 비롯한 유료방송사업자와 송출수수료 협상 완료 시점이 올 하반기로 미뤄지면서 TV홈쇼핑업체뿐만 아니라 T커머스업체의 3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하락 수치도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CJ온스타일은 영업이익이 36.2% 줄면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현대홈쇼핑·GS샵·롯데홈쇼핑도 각각 29.3%, 27.4%, 20.0%의 실적 감소를 보였다. T커머스 업체들의 영업이익도 비슷한 상황이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사업자가 방송채널에 들어가는 대가로 유료방송사업자에 내는 자릿세다. 프로그램제공업체(PP) 가운데 유일하게 홈쇼핑업체만이 지급하고 있다. 송출수수료는 해마다 약 20%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송출수수료는 2조234억원으로 2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이처럼 늘어난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업체들이 방송 판매를 통해 거둔 매출액의 절반이 넘는다. 지난해에는 53.1%를 차지했다.

홈쇼핑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 증가로 지난해 깜짝 수혜를 봤다. 그러나 다른 e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과 소비자의 거리두기 피로감 증가로 오프라인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이마저도 주춤한 상황이다.

송출수수료 논란은 해마다 지속됐다. 사업자 간 요구는 상충된다. 홈쇼핑 업체들은 과도한 인상률을 정부가 중재해 달라는 입장이고, IPTV를 비롯한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사적 계약에 정부가 나서지 말라고 주장한다.

정부도 사업자 간 의견 다툼을 중재하고는 있지만 솔로몬의 지혜는 짜내지 못하고 있다. 규제기관에서는 일부 채널의 수시개편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홈쇼핑업체도 분명한 사기업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판매수수료 인하 등 사회적기업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는 재승인 항목에도 포함된다. 같은 사적 기업에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불공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