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 경제기반을 지탱할 것으로 기대받는 NFT가 게임산업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를 게임에 접목해야 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게임 본질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11일 현재 위메이드 시총은 6조원 규모다. 작년 11월 2만원 내외를 기록했던 주가는 올해 11월 19만원 턱밑까지 다가섰다. 763% 증가다. 작년 11월 지스타 메인스폰서를 맡아 '미르4' 기대감을 한창 키우고 중국 진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NFT 기대감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할 수 있다.
위메이드뿐이 아니다. 작년 11월 3만원 수준이었던 게임빌 주가는 16만원으로 올랐다. 몇년간 변변한 신작이 없어 지주회사로 전환한 게임빌은 가상자산으로만 주가 상승을 끌어냈다. 게임빌 자회사는 컴투스는 11만원에서 18만원으로 치솟았다. 와이제이엠게임즈, NHN도 블록체인 계획을 발표하면서 폭등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바라보던 엔씨소프트가 NFT 게임 출시 계획을 발표하자 실적발표 콘퍼런스 동안에만 주가가 9% 상승했다.
가열된 분위기에 주가가 너무 단기간 가파르게 올랐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다. 업계에서는 NFT 열풍을 가상현실(VR) 열풍에 비교하는 이들도 많다. 아직 실체화된 결과물이 드물기 때문이다.
2014년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에서 VR HMD '오큘러스리프트 DK2'가 등장한 이례로 VR게임은 미래 게임시장을 이끌어갈 총아로 꼽혔다. 2015년 GDC에서 밸브와 HTC가 VR기기를 발표하면서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는 VR·증강현실(AR) 시장 매출 규모가 2025년까지 1820억 달러(2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시장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쏟아지던 VR게임은 5년새 그 수가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VR 어트렉션 시설도 다수 문을 닫았다.
업계관계자는 “VR 열풍이 불던 때 VR 게임 시장을 대비하던 게임사는 현재 없어지거나 전부 메타버스 기업으로 전환을 표방했다”며 “하드웨어 문제도 있었지만 결국 게임이 재미 없어서 흥행하지 못한 점을 떠올려보면 유행에 편승한 섣부른 진입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감에 가려져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를 간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NFT가 확률형 아이템을 비롯한 주류 과금모델(BM)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아직 모르는 경험하지 못한 영역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현재 P2E에 열광적이지만 P2E에 제기될 수 있는 유무형 비판요소가 있을 수 있다”며 “기술적인 접근이 아니라 이용자 입장에서 가치를 어떻게 형성할 수 있는지, 리스크 요인을 어떻게 처음부터 관리하면서 설계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