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쇄신을 위한 보조금을 신설한다. 최근 자국에 공장을 세우는 해외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투입하기로 한 데 이어 국내 생산거점 고도화에도 국고를 연다.
11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과 여당인 자유민주당은 2021년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할 '국내 소재 반도체 공장 지원 보조금' 규모를 협의하고 있다. 현재 일본 각지에서 가동되고 있는 범용 반도체 공장을 지원해 자국 내 생산능력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지원 대상은 디바이스 동작을 제어하는 마이크로컴퓨터와 전력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제조장치나 시스템 도입 비용 일부를 보조한다”면서 “(이를 위한 예산으로) 경산성은 몇천억엔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본 내 반도체 공장은 총 84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노후 공장이 대부분이다. 기업들이 공장 보수에 자금을 투입하기 보다 상대적으로 운영비가 낮은 중국·동남아 등으로 생산거점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
범용 반도체는 자동차, 가전, 의료기기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된다.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라 범용 반도체 공급난이 발생하면 여러 업종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보조금으로 기업 부담을 줄이면서 자국에서의 지속 생산과 효율 향상을 도모한다. 화재나 재해 대책비용에도 자금 지원에 나선다. 공장 가동 중지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유형 반도체를 국내에서 제대로 제조해 국내 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