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용 배터리가 지난해 대비 250%나 급증했다. 내수 전기차 시장뿐 아니라 중국 이외 수출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중국산 물량 공세에 한국 배터리 업계가 고전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중국 자동차 전력 배터리 산업 혁신 연합(CAPBII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용 배터리 규모가 159.8GWh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55.5GWh에서 250% 늘어난 수치다. 배터리 159.8GWh는 승용 전기차 약 2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올해 10월까지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175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현지 배터리 생산물량 30%가 해외로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배터리 업계의 주력 제품 라인업도 리튬인산철(LFP)에서 리튬이온 삼원계(NCM)가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완성차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10월까지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159.8GWh 중에서 삼원계(NCM) 배터리가 72GWh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생산량(32.7GWh)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고객이 늘면서 중국 배터리 업계는 리튬인산철(LFP)과 함께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 생산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가 중저가 전기차에는 LFP를, 중고가 전기차에는 NCM 등의 삼원계 배터리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삼원계 배터리가 늘었다는 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중국 배터리 업체가 늘었다는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보다 전기차 수요가 더 늘고 있어 아직 체감이 잘 안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산 배터리 채용은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한편, CAPBIIA가 집계한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 현황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CATL이 54.48GWh로 가장 켰다. 이어 BYD(비야디) 17.88GWh, CALB 6.42GWh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로 유일하게 상위권에 진입한 LG에너지솔루션(5.12GWh)은 올해 초 4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같은 기간 중국에서 3.26GWh를 출하해 3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