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이 영"…한국 상륙 디즈니+, 기대가 너무 컸나?

출시 전부터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넷플릭스와 비교될 정도로 소비자 관심을 받은 ‘디즈니+’가 국내 상륙한지 사흘이 됐다.

디즈니+는 3분기 가입자수 210만 순증이라는 최저치를 기록하며 성장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과연 ‘마블 대어’인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다음 분기에서 반전을 기록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든 콘텐츠 들어왔을까?

디즈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페이지.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디즈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페이지.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마블 팬들이 고대하던 디즈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왓 이프’와 ‘마블 스튜디오 어셈블드’는 아직 볼 수 없다. 이 외에 미국에서 시즌 33까지 방영된 ‘심슨가족’이 국내에는 시즌31 까지만 공개돼 있다.

왓 이프(What if…?)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캐릭터를 기반으로 제작한 옴니버스 애니메이션으로 좀비가 되는 스티브 로저스,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가 된 페기 카터 등 ‘만약에’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블 스튜디오 어셈블드는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솔져’ ‘로키’ ‘블랙위도우’ ‘왓 이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등 MCU 페이즈4 이후 작품의 메이킹 영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쇼이다.

북미 이용자에 따르면 왓 이프와 어셈블드 모두 한글 자막이 나온 상태다. 이에 대해 업계는 아직 영상물 심의가 나지 않아 콘텐츠 공개가 늦어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훌루 콘텐츠 ‘돕식: 약물의 늪’ 페이지.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훌루 콘텐츠 ‘돕식: 약물의 늪’ 페이지.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기존 요금보다 1달러를 더 지불해 이용 가능한 ‘훌루’와 ‘ESPN+’ 번들 속 콘텐츠는 상당수가 ‘스타’로 대체돼 기본 구독권으로도 시청할 수 있다. ‘돕식(Dopesick)’ 등 콘텐츠는 공개 전이지만 한국 디즈니+에 ‘돕식: 약물의 늪’ 페이지가 개설된 만큼 향후 순차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1개월 무료’ 체험 프로모션은?

KT(왼쪽)와 현대카드 디즈니+ 구독료 할인 프로모션. 사진=마이케이티, M포인트몰
KT(왼쪽)와 현대카드 디즈니+ 구독료 할인 프로모션. 사진=마이케이티, M포인트몰

디즈니+ 구독료는 월간 이용시 9900원, 연간 이용시 9만 9000원이다. 타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9500원), 애플TV+(6500원), 티빙·왓챠(7900원)의 최저 구독료에 비해 비싸지만 4명이 함께 구독 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체험 프로모션은 없어 왓챠, 넷플릭스 등 대다수의 OTT가 가입만 해도 1개월 체험 구독권을 제공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국내 소비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체험 프로모션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KT 통신사를 이용하고 있는 회원은 연말까지 KT 애플리케이션에서 1개월 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 5G 요금제, 올레 TV 에센스 이상, 인터넷 에센스 이상 이용한 고객이라면 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 또, 현대카드 회원이 M포인트몰을 통해 디즈니+ 신규 가입하면 2개월 이용권을 1개월 가격(99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M포인트로 구매도 가능하다.

◇번역 상태는?

디즈니+에서 서비스하는 ‘토이스토리3’의 한 장면.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디즈니+에서 서비스하는 ‘토이스토리3’의 한 장면.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국내에 상륙한지 3일. 디즈니+는 다소 부실한 번역으로 구독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마블 ‘로키’ ‘완다비전’ 등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아직 일부 작품은 자동번역기를 활용한 것 같은 자막이 나와 내용 이해가 어렵다.

픽사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3’ 또한 부실한 자막을 피해가지 못했다. 장난감 설정이 변경된 버즈가 스페인어로 말하는 장면에서는 영상 속에 삽입되어 있는 영어자막 외에 있어야 할 한국어 번역은 없으며 스페인어 발음을 단순 한국어로 옮겨 적은 자막만 있다.

애니메이션 ‘신비한 개구리 나라, 앰피비아.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애니메이션 ‘신비한 개구리 나라, 앰피비아.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서비스되고 있지만 자막이 없는 경우도 있다. ‘신비한 개구리 나라, 앰피비아’ 등은 한국어 자막이 아예 없다. 영어와 중국어 자막만 있어 자막 버전을 아예 볼 수 없기 때문에 더빙판으로 시청해야 한다.

일부 사용자들은 “자막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성우 더빙이 훨씬 좋다”며 자막 대신 더빙으로 영상을 볼 것을 추천했다. 첫날과 달리 순차적으로 자막이 수정되고는 있으나 디즈니+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