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사일로 위성요격...ISS 우주인 때아닌 대피소동

위성파괴로 파편 1500여개 ISS 위협
美 "사전에 미사일 실험 고지하지 않아"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진=게티이미지뱅크

“ISS 우주인들은 당장 대피하라”

러시아가 예고 없이 격추시킨 인공위성 파편으로 이뤄진 '우주쓰레기' 때문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있는 우주비행사들이 비상 대피소로 도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서 “이날 러시아가 미사일로 자국의 위성을 요격하는 시험으로 파편이 생겨 ISS에 체류 중인 우주인들이 비상 안전 조치를 해야 했다”고 밝혔다.

우주쓰레기는 이날 오전 10시 6분과 11시 38분~44분 사이 두 차례 ISS를 지나쳐 갔다.

첫 번째 우주쓰레기가 ISS로 근접하자 곧바로 ISS에 도킹해 있는 러시아와 미국 우주선으로 도피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이에 7명의 우주비행사들은 ISS에 도킹되어 있는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과 러시아 '소유즈 S-19' 우주선으로 급히 몸을 피했다.

첫 번째 우주쓰레기가 무사히 ISS를 지나가자, 러시아 우주선으로 도피했던 비행사들은 ISS로 복귀했다. 그러나 두 번째 우주쓰레기가 다시 정거장으로 근접, 비행사들이 재차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넬슨 국장은 “러시아의 무책임한 행동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인류가 우주에 진출한 이후 러시아가 미국인과 ISS에 있는 다른 나라 우주인, 심지어 자국의 우주인까지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날 우주에 있는 자국 위성을 미사일로 파괴하는 요격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확한 발사 시간과 격추 대상 위성 등 자세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타스 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러시아 연방우주국이 16일 나사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ESA/ID&Sense/ONiRiXEL
사진=ESA/ID&Sense/ONiRiXEL

한편 ISS는 지난 10일에도 우주쓰레기와의 충돌 위험을 피하려고 고도를 1200m나 조정하는 회피 기동을 한 바 있다. 중국이 2007년 지상발사 위성공격 미사일 시험으로 파괴한 기상관측 위성 FY-1C의 잔해물이, 지난 12일 ISS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선제적으로 예방조치를 한 것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ISS가 우주쓰레기와의 충돌을 피해 회피 기동을 한 것은 지금까지 모두 25차례다. 지난해 7월과 9월에도 두 차례 회피 기동이 있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