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고객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매장 운영 효율 개선에 나선다.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매장별 상품 구색을 최적화하고 행사 프로모션을 고도화한다. 올해 출범한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본부' 중심으로 오프라인 혁신을 위한 데이터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이마트는 최근 미아점과 왕십리점을 테스트베드로 삼고 상품 구색 최적화와 행사 고도화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이마트 DT본부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최적화된 상품 구성으로 매장 공간 효율을 높이고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이달부터 미아점에서 매장 내 다양한 상품을 데이터 기반으로 최적화하는 시범 테스트를 진행한다. 점포당 6만~7만개에 이르는 상품수(SKU) 가운데 매장별 맞춤 상품을 선별하고, 도출한 판매 예측값에 기반한 상품 매입으로 재고 운영을 효율화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한 효율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동일한 품목이라도 고객이 주로 구매하는 브랜드와 상품을 추려내 진열하는 정교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17일 “데이터 경영의 일환으로 매장에서 취급하는 다양한 상품 구색을 최적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추진하는 오프라인 점포의 디지털 혁신과도 연결된다. 이마트는 비식품 면적을 줄이고 그 공간을 집객력이 높은 신선식품 매장이나 온라인 물류기지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매장 PP(피킹·패킹) 센터 면적을 대폭 늘려 온라인 배송 처리량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PP센터를 확장하면 확보한 물류공간만큼 영업면적이 줄어든다. 이마트는 데이터에 기반한 상품 구성 최적화를 통해 줄어든 공간 효율을 높이고 매출을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왕십리점에서는 행사 최적화 테스트를 진행한다. 누적된 판매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주말행사에 적합한 품목을 선정하고 적정 매입 물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상품기획자(MD) 등 직원 개인의 역량에 의존해 온 프로모션을 데이터를 통해 정교화한다. 우선 공산품 위주로 시범 운영한 뒤 신선식품 등으로 확대 적용한다. 회사 측은 “기존에 진행해 온 다양한 행사를 고객 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하는 프로젝트”라면서 “일부 품목에 한해 먼저 도입하는 테스트 단계”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이마트 DT본부는 테스트 매장을 점차 확대해 오프라인 점포에 디지털 내재화를 꾀한다. 이마트는 올해 디지털사업부, 시스템개발·기획팀, S랩 등 조직을 통합해 DT본부를 신설했다. SK텔레콤 출신 AI·데이터 전문가 진요한 전무가 조직을 이끈다. 최근에는 DT 직군을 새롭게 꾸리고 머신러닝 관련 인력을 채용했다. 이마트 DT본부는 올해 초에도 성수점에서 라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와 AI 카메라를 활용한 데이터 마케팅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다. 매장 고객 동선을 추적한 데이터를 비식별 처리해 상품 진열이나 위치 구성, 맞춤형 마케팅 등에 활용하려는 시도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