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임기말 지지율(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이 35~40%를 넘나들면서 내년 대선에서 변수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임기 5년차 2분기 기준 전직 대통령들보다 지지율이 최저 13%에서 최고 32%포인트(P)까지 높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의 역대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중 5년차 2분기 지지율을 보면, 문 대통령은 3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41.09%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비춰봤을 때 2% 남짓한 하락이다.
5년차 2분기 지지율을 보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12%, 김영삼 전 대통령은 7%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각각 26%, 24%, 25%였던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다.
청와대는 현재 지지율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반응이지만, 직선제 이후 전직 대통령들과 비교했을 때는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당이 몇몇 현안에서 정부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지만, 문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 후보와 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행은 물론, 기재부 국정조사까지 언급하며 날을 세웠다. 총리를 비롯해 정부부처 장관 중 절반가량이 여당 정치인 출신인 것이 무색한 상황이다. 청와대는 '국회가 논의할 일'이라고 선을 긋지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다만 이같은 당정 갈등이 문 대통령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지지층 분열 사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친문(친문재인) 당원들은 이낙연 전 대표 경선 불복 사태를 통해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경선 후 이 후보와의 만남 시기를 조율하며 이같은 상황을 봉합한 것도 문 대통령이었다.
같은 당이라도 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중도층 표를 흡수하던 지난 대선들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정권 재창출'이 아닌 '정권 교체'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현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했으나, 이재명 후보는 이후 문 대통령과 면담하며 '문재인 정부 일원' '문재인 정부 성공' 등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 계승' 의지를 다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고전 중인 이 후보와 민주당으로서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층에 어필하기 위해선 차별화 전략을 써야 하는데, 야당인 윤 후보와 달리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당정 갈등이 불거지고 있지만, 어느 정도 선에서 봉합될 가능성이 높다. 지지율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 후보 입장에서는 콘크리트 지지율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문 대통령 심기를 건드리는 과감한 차별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