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이달 4일 국내에 12세대 인텔 코어를 출시했다. 인텔의 가장 최신 중앙처리장치(CPU)다. CPU 코드명은 엘더 레이크다.
보름쯤 뒤인 16일 인텔은 '4004' 출시 50주년을 자축했다. 4004는 세계 최초 상업용 마이크로프로세서다. 1971년 말 200달러에 판매된 CPU다.
4004가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는 '범용' 칩이라는 개념은 익숙하지 않았다. 특정 기기 기능에 맞는 칩만 개발됐다. 인텔이 범용 CPU를 개발했을 때, 회사 내부에서도 이 제품이 과연 팔릴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새로운 마케팅 책임자가 나서면서 가까스로 4004가 판매를 개시했다. 인텔은 당시 4004를 과장되게 '컴퓨터 칩'이라고 했다고 한다.
4004의 발전 과정은 인텔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4004 출시 1년 뒤 인텔은 성능을 두 배 향상시킨 8008을 출시했다. 가격은 역시 200달러. 이후 인텔 CPU 시리즈는 개인용 컴퓨터에 적용돼 발전했다. 80286, 80386, 80486이란 이름으로 '뇌' 역할을 담당했다. 그 뒤로는 좀더 익숙한 펜티엄으로 개명했다. 펜티엄4는 4004보다 성능이 1000배 이상 향상됐지만 가격은 유사했다. 최근에는 엘더레이크와 같은 각종 코드명을 달고 인텔 CPU가 진화했는데 가장 저렴한 엘더 레이크 가격도 200달러대다.
엘더레이크는 AMD라는 경쟁사의 공세에 시달리던 인텔이 반격을 위해 꺼내든 카드다. CPU 왕좌를 탈환하기 위한 승부수인 셈이다. 인텔 4004가 오늘날 마이크로세서 컴퓨팅 시대를 열었다면 엘더레이크는 어떤 세상을 열 수 있을까. 엘더레이크가 기술의 인텔이란 아성을 되찾게 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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