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연간 1조원 규모 이상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 판매대행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신한은행·카카오페이 연합과 우리은행·KT 컨소시엄이 맞대결하게 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난 19일 '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점(운영사업자) 공모' 입찰을 마감한 결과 신한은행·신한카드·카카오페이·티머니 컨소시엄과 우리은행·KT·비즈플레이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신한은행은 서울시의 제1 금고은행, 우리은행은 제2 금고은행이다.
서울시는 계좌운영, 자금안정성 등을 고려해 은행법 등에 따라 본점 소재지가 서울인 은행을 반드시 포함해 제안하도록 규정했다. 금융사와 전자금융업자만 참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업발주 초기 시중 5대 은행이 모두 해당 사업에 관심을 보였으나 서울시 금고은행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 금고 은행 중심으로 컨소시엄이 꾸려졌다.
당초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낸셜이 어떤 은행과 협력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네이버파이낸셜과 토스페이먼츠는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카카오페이는 이미 QR 기반 오프라인 결제 네트워크를 상대적으로 많이 확보한 만큼 신한은행·카드와 손잡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결제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데 나섰다.
우리은행은 기존 판매대행사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최대주주 관계사인 비즈플레이와 손잡았다. KT는 제로페이 가맹점 앱에 빅데이터 기반 상권분석 서비스 '잘나가게'를 적용하는 등 협업 관계에 있다. 비즈플레이 모회사인 웹케시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하는 등 이미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한 만큼 이번 사업에 함께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화폐 플랫폼 사업 경험도 갖췄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활용성과 플랫폼 활성화 면에서 어떤 효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역사랑상품권 판매를 위한 별도 앱을 만들지, 아니면 참여 사업자 플랫폼을 활용할지도 관심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자의 제안 아이디어에 따라 플랫폼 형태와 운영 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지역 제로페이 가맹점 대부분이 소상공인인데다 지역사랑상품권 인기도 높아 여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축적·분석하면 새로운 사업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익성보다는 데이터 활용성과 성장 잠재성을 기대할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올해 약 20조원에서 내년 6조원으로 대폭 삭감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액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올해 8371억원어치를 판매했고 2795억원을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내년 상품권 발행액은 약 5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24일 공개된다.
표. 서울지역 제로페이 가맹률 현황 (자료=서울시)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