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호주 시드니에 새 연구소를 세운다고 발표한 이후 호주 인공지능(AI) 연구계가 호응하고 있다고 CNBC가 22일 보도했다.
CNBC는 이날 구글의 호주 연구소 설립 소식을 전하면서 “(구글 결정이) 호주 AI 연구계로부터 환영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구글이 다른 지역에 비해 호주와의 AI 연구에 소홀했지만, 연구소 설립으로 이 지역에서의 협력 의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향후 5년간 총 10억호주달러(8600억원)를 투자하는 '디지털 미래 이니셔티브' 계획의 일환으로 이번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은 디지털 경제 기반시설 구축, 지역 혁신 육성, 지역 이슈 해결 협력 등 세 가지 분야에 초점을 두며 일자리 6000개와 간접 일자리 2만8000개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된다.
새 연구소에서는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호주 연구소가 이 지역 기업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AI와 양자컴퓨팅 분야 연구 발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구글의 이번 발표는 호주 디지털 경제 전략에 대한 10억건의 신임 투표와 같다”고 화답했다.
이번 소식과 관련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호주 출신 스티븐 메리티 AI 연구원은 “호주에 (AI 분야) 유명 전문가들이 많은데도 대부분 기회를 얻기 위해 호주를 떠나야만 했다”면서 “호주에 남은 전문가들도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구글이 이미 수년 전에 설립했어야 하는 연구소”라고 CNBC에 말했다.
CNBC는 구글이 시드니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나 런던, 취리히, 도쿄와 비교하면 연구 범위가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호주 애들레이드에, 오라클과 IBM은 멜버른에 AI 연구소를 개소했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호주에 사무실을 열었을 뿐 AI 연구 팀은 두지 않아 왔다.
한편 이번 발표는 구글과 호주 정부 간 분쟁에 이어 나온 것이다.
앞서 구글은 호주 정부와 뉴스 사용료를 두고 갈등을 빚어 왔다. 호주 의회는 올해 초 구글과 페이스북 등 대형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들이 뉴스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자사 플랫폼에 뉴스를 공유했다면서 사용료 지불을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구글은 뉴스 사용료를 강제할 경우 호주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강수로 맞섰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