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 전두환 씨 사망에 대해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서 국가 권력을 찬탈했던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국민께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 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정책 발표 후 이어진 기자 질문에 “전두환 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 주범”이라고 강조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미완 상태인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이 드러날 수 있도록 당시 사건 관련자들의 양심 선언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돌아가신 분에 대해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유족에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진압에 대한 사과가 없던 데에는 “상중이니까 정치적인 이야기를 그 분과 관련지어 하기는 시의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전두환 씨가 끝내 진실을 밝히지 않고, 광주 학살에 대한 사과도 없이 떠났다”면서 “역사를 인식한다면 국가장 얘기는 감히 입에 올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두환 제11대·제12대 대통령 별세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을 냈다. 전두환 씨가 대통령 재임 당시 중소기업 진흥 10개년 계획 추진, 유망 중소기업 1만개 육성, 중소기업 경영안정 및 구조조정 촉진법 등으로 양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5·18기념재단과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자신의 과오를 시인하지도 않고 세상을 떠난 것에 강한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세계 주요 외신들도 전두환 씨 사망을 긴급 소식으로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합뉴스 보도를 기반으로 전 씨가 23일 서울 자택에서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전 씨에 대해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측근에 암살된 혼란 속에 쿠데타를 일으켜 실권을 장악, 1980년 8월 제11대 대통령으로 8년간 군사독재를 이어갔다고 소개했다. 재임 중에는 민주화운동을 엄격히 탄압하는 한편 재벌 주도 경제성장을 궤도에 올렸다고 했다. 이어 “전두환 군 지도부는 1980년 5월 전남 광주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를 특수부대를 투입해 진압했다”면서 “적어도 백수십명의 학생과 시민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NHK는 전 씨가 약 7년 반에 걸쳐 '개발독재형 강권정치'를 했다고 평가했다. 퇴임 후에는 쿠데타 및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혐의로 체포돼 무기징역을 받은 후 사면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1979년 쿠데타로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촉발했고, 1980년 광주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군부의 학살을 지휘한 이력을 언급했다. 광주에서는 학생 수천명을 사살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전 씨 사망 소식을 전하며 '광주의 학살자'라는 오명을 얻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