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3분기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노트북 수요를 잡으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총 32만4545대의 노트북을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1만8148대)과 비교해 48.7% 성장했다. 최근 3년 판매 실적 가운데 올해 1분기(50만3510대)를 제외하면 분기 실적에서 가장 좋다. 시장 점유율은 40.1%로, 1분기 이후 2개 분기 만에 다시 40%대를 회복했다.
LG전자는 3분기 14만1287대 판매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9% 줄었다. 판매 대수로는 삼성전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두 회사의 분기별 노트북 판매 대수가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 것은 10여 년 만에 처음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분기 삼성과의 격차를 600여대까지 줄였지만 이후 차이가 계속 벌어졌다. LG전자는 3분기 누적 판매량(68만7377대)으로는 전년 대비 3.8% 성장했다. 노트북 시장 성장의 주력인 130만원 이상 프리미엄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112만7396대, 43.2%), 한국레노버(30만8614대, 41%) 등과 비교해 낮은 성장률이었다
삼성전자 강세는 신제품 효과 덕분이다. 올해 4월 처음으로 노트북 글로벌 언팩 행사를 진행했다. 스마트폰만큼이나 공을 들여 공개한 '갤럭시 북 프로' '갤럭시 북 프로360'이 시장에서 긍정 반응을 이끌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외산업체도 약진했다. 레노버·휴렛팩커드(HP)·에이수스 등 외산업체는 게이밍, 영상 제작 등 프리미엄 시장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 3위 한국레노버는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어난 8만7158대를 팔았다. 2위 LG전자와의 격차는 사상 최저인 5만대 수준까지 줄였다. 한국HP(23.7%), 에이수스코리아(29.4%), 애플코리아(44%), 한국델테크놀로지스(36.9%) 등도 지난해와 비교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LG' 양강 체제 균열 조짐도 보인다. 삼성과 LG 노트북 시장 합산 점유율은 2019년 1분기에 70.8%를 기록하며 꾸준히 60~70%를 유지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양사 합산 점유율은 지속 감소, 올해 3분기에는 57.7%까지 떨어졌다. 반면 외산업계 점유율은 코로나19 유행 전과 비교해 10%포인트(P) 이상 상승, 현재 40%에 육박했다.
올해 4분기 점유율도 관전 포인트다. 전통적으로 4분기는 노트북 최대 성수기인 '아카데미 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비용을 쏟아낸다. 내년부터는 위드 코로나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예상돼 각 업체가 올해 4분기 막바지 수요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공산이 높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