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규제 샌드박스로 풀어내지 못한 규제 혁신 과제를 정리해 차기 정권 과제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요소수 실책을 인정하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1000여개 물자에 대해 '수급 경고 신호등'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22일 세종공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김 총리는 “우리 정부 들어와 규제 샌드박스로 500~600개를 개선했는데 그래도 현장에 가면 규제 때문에 못살겠다고 혼이 나고 있다”면서 “예컨대 건강이나 안전에 대해서는 아직도 조심스러운데 그런 부분들을 정리해서 다음 정권에 넘기겠다”고 설명했다.
더욱 과감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을 차기 정권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 총리는 드론 산업을 예로 들고 “중국이 세계 드론 시장을 80% 이상 장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시기에 혁신이 있었지만 운항에 대한 규제가 많았다”면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최근 요소수 사태에 대해 “우리가(정부가) 안일하지 않았나 한다”면서 “우리가 그동안 수출이 너무 확장되는데 상황을 쉽게 본 것 아닌가 하는 그런 반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각 품목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에 다 떠맡길 건 아니다. 각 부처가 이 물건은 전 세계 글로벌 공급망이 어떻게 되고, 한쪽에 너무 의존하지 않도록 어느 정도 관리를 하겠다”면서 “특히 조달청장과도 상의해서 핵심 기술 같은 것은 생산을 유지하기 위한 사이클 같은 걸 보호해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이를 신호등에 비유했다. 체계적으로 어느 정도가 됐을 때 경고등을 울릴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총리는 “'노란불 왔습니다'라고 하면 관련 분야가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이런 품목들을 누군가 어디서 지켜보고 있을 수 있게 하겠다”면서 “이번에는 부끄럽지만 그런 것들의 작동이 늦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차기 정부가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구가균형발전위원회에 지시해 이전 규모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이전 결정을 해 달라는 여론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평가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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