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금리 인하 조치를 방어하는 발언을 하면서 터키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터키 통화 가치 불확실성에 애플 온라인 스토어는 터키 내 제품 판매를 멈췄다.
23일(현지시각) IT 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인플레이션과 리라화 하락으로 경제위기에 처한 터키에서 온라인 스토어 가동을 중단했다. 오프라인 스토어는 운영되고 있다.
애플이 공식 판매 중단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터키의 경제 불안이 심화됨에 따라 리라화가 가치가 하락하자 일시적으로 온라인에서 제품 구매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터키 애플 온라인스토어에 접속하면 구입하러 가기 버튼을 눌러 상세페이지에 접속하면 제품 사양과 가격은 확인할 수 있지만 장바구니에 제품을 담을 수 없다.
CNBC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달러/리라화 환율은 장중 13.44리라로 치솟았다. 인플레이션은 현재 20%에 육박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날 내각회의 직후 연설에서 “터키는 경제 독립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금리인하 주장을 굽히지 않자 가치가 또 다시 하락한 것.
2018년부터 미국 등 국제사회와 갈등, 경상 적자 확대, 외환보유액 축소, 부채 증가 등으로 꾸준히 가치 하락을 이어온 터키 리라화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기준 금리 인하 주도로 다시금 가치 하락에 직면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각)에 터키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1% 포인트 낮췄다. 3개월 사이 3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터키 경제는 에르도안 대통령으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시중 통화량 증가를 야기하고 물가를 상승시켜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한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학자들의 만류에도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주장으로 계속된 금리 인하를 주도했으며 그 결과 리라화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 물살을 탔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함에 따라 비트코인으로 환전하려는 투자자들로 인해 가격이 상승한 것.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터키 리라화 가치 하락으로 비트코인 리라화 마켓은 신고가를 경신했다고 전했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터키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터키 경제 붕괴를 늦추기 위해서는 리라화를 달러로 전환하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제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비트코인을 채택하라”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