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지구보다 척박한 기후를 가진 행성이지만 지구인들이 다음 거주지로 눈독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표면에서는 물의 흔적까지 발견되며 생명체 거주에 대한 기대가 높다.
물이 존재했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주 방사선(space radiation)으로부터 생명체를 지켜줄 두꺼운 대기다. 35억년 이전 화성의 대기는 표면에 물이 흘렀을 정도로 두꺼웠지만, 현재는 지구의 1/100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얇아졌다. 지자기장(geomagnetic field) 또한 오래 전 붕괴돼 인간이 거주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의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 연구진은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피난처를 기록한 논문을 지구물리학연구저널(JGR Planets)을 통해 공개했다.
논문에 기록된 지역은 샤프산 아래 머레이 뷰츠(Murray Buttes) 지역. 2016년 9월 큐리오시티가 약 2주간 머문 지역이다. 이 곳은 방사선 피폭 위험이 적어 우주비행사가 화성 탐사를 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큐리오시티는 ‘방사선 측정 검출기(RAD)’로 데이터를 수집해 지구로 보내고 있다. 연구진은 RAD가 기록한 다양한 데이터 가운데, 머레이뷰츠 아래에서 기록된 데이터에서 방사선이 유독 적은 것을 확인했다.
나사에 따르면, 머레이 뷰츠 절벽 아래는 화성의 일반 지역보다 방사선이 4% 적게 감지됐다. 특히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방사선 형태 중 하나인 고에너지 중성자를 포함한 ‘중성입자 방사선(neutral particle radiation)은 이곳에서 7.5% 감소했다.
연구진은 “화성 표면의 방사선 수준이 일정한 것은 아니지만 머레이 뷰츠 아래에서 방사선 수치가 우연히 적게 나온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머레이 뷰츠 화성 침전물 층이 화성 대기를 뚫고 들어온 우주 방사선을 막는 물리적인 장벽으로 작용했다고 추측했다.
논문의 주 저자인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의 벤트 에레스만은 “머레이 뷰츠 아래와 같은 결과를 가질 몇 개의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레이 뷰츠 외에도 우주 방사선을 피할 수 있는 몇 개의 지역이 추가로 발견되면 미래 화성 탐사 우주인들은 베이스캠프를 위한 짐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