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형 디스플레이 주도권 되찾자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QD) 디스플레이를 출하했다. 지난해 7월 설비를 반입한 지 1년여 만에 패널 양산과 고객사 공급이 시작된 것이다. QD 디스플레이는 파란빛을 내는 청색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위에 QD층을 더한 TV용 대형 패널이다. 나노미터(㎚) 크기의 세밀한 QD 입자로 영상을 구현,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색 재현력과 명암비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QD 디스플레이 출하는 삼성뿐만 아니라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중국에 빼앗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새로운 출발이다. 한때 우리나라는 LCD로 전 세계 TV에 들어가는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석권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일본의 브라운관을 밀어내고 TV 패러다임 자체를 바꿨다. 그러나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추격에 한국 LCD는 옛 영광을 뒤로 하고 철수에 들어갔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찾은 것이 바로 QD 디스플레이다. 삼성은 QD 디스플레이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QD 디스플레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양산 규모가 너무 작다거나 수율이 목표만큼 올라오지 않아 디스플레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로써 수익을 남기는 데 무려 8년이 걸렸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이 그만큼 어렵고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한다는 얘기다.

이제 우리나라에는 삼성의 QD 디스플레이와 LG 화이트 방식 OLED 기술이 확보됐다. 다른 어느 나라도 상용화하지 못한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이다. 앞으로의 숙제는 이들 기술을 빠르게 '대세화'하는 데 있다. 세 확산이 중요하다. 그래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교차구매도 검토하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적인 TV 메이커다. 국가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을 위한 국내 기업 간 대승적 차원의 협력을 기대한다.

지난해 3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를 방문해 QD 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지난해 3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를 방문해 QD 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삼성디스플레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