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로부터 무상으로 부동산 담보를 제공받아 이자비용을 낮춘 고려제강그룹 계열사들이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YS홀딩스가 계열사인 SYS리테일(구 전자랜드)에 부동산 담보를 무상 제공해 장기간 저리로 대규모 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3억6800만원을 부과했다고 1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SYS홀딩스는 30건의 부동산을 담보로 무상 제공해 SYS리테일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으로부터 구매자금과 운영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SYS리테일은 2009년부터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재무상태가 악화됐다. 가전제품 유통업은 제조사로부터 상품 구매자금과 지점 임차료, 보증금 등의 운영자금을 먼저 투입하고 판매대금이 40~50일이 지나 회수되는 특성이 있어 주기적인 대규모 자금 확보가 요구된다. 그러나 SYS리테일은 스스로 담보를 제공할 수 있는 부동산 자산이 매우 부족했고 은행 대출거래가 어려워지자 계열사인 SYS홀딩스에 부동산 담보 제공을 요청했다.
이에 SYS홀딩스는 SYS리테일이 2009년 신한은행으로부터 500억원 운영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자사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 30건을 아무런 대가 없이 담보로 제공했다. SYS홀딩스가 제공한 담보의 2020년 기준 공시지가는 3617억원에 달한다. 이후에도 기존 담보대출을 연장하거나 새롭게 자금을 차입하는 경우 계속해서 담보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SYS리테일은 SYS홀딩스로부터 제공받은 담보를 이용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등으로부터 195회에 걸쳐 6595억원의 구매자금과 운영자금을 1~6.15%의 낮은 금리로 차입했다.
이는 SYS리테일이 담보를 제공받지 않고 차입할 때 적용받을 금리보다 최소 6.22%에서 최대 50.74%까지 낮은 수준이다. SYS리테일은 약 78억1100만원 이자를 아낄 수 있었다.
또 계열사의 무상 담보 제공으로 시장 퇴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경영실적도 개선돼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영업손실을 봤으나 2013년부터 흑자 전환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지원 행위로 재무상태가 열악한 SYS리테일이 시장에서 퇴출될 위험을 낮추고 경쟁여건을 개선해 유력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는 등 공정한 거래를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SYS홀딩스와 SYS리테일에 시정명령과 함께 SYS홀딩스에 7억4500만원, SYS리테일에 16억2300만원 등 총 23억6800만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노태근 공정위 공시점검과장은 “중견 기업집단이 불공정한 경쟁수단을 활용해 중소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할 우려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