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와 산업 패러다임은 시시각각 바뀐다. 최근 거대 조류는 데이터에 쏠린다. 그리고 이 데이터는 '오픈 사이언스'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와 관련 국내외 전문가가 각자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열렸다. 오픈 사이언스와 미래 데이터 기술의 공론장, '2021 미래연구정보포럼'이 펼쳐졌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김재수)은 2일 대전 오노마 호텔에서 '오픈 사이언스와 미래데이터 기술'을 주제로 2021 미래연구정보포럼을 개최했다.
미래연구정보포럼은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행사다. 최근 디지털 뉴딜 흐름 속에서 연구 및 산업의 패러다임이 오픈 사이언스 중심으로 전환하는 이 시기에, 오픈 사이언스와 디지털 혁신과 관련된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빙했다. 오픈 플랫폼, 오픈 사이언스 시대 미래 데이터 기술 및 서비스 공유 정책, 초거대 언어모델, 메타버스, 구독경제 시대 사용자 중심의 데이터 융합 기술 등에 대한 다양한 정책과 동향, 사례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이날 기조연설은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가 '오픈 데이터, 인공지능(AI) 드리븐 이노베이션(Open Data, AI-driven Innovation)'을 주제로 연설했다.
김 교수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지만 구현되면 엄청난 일이 되는, 마치 '성배'와 같은 과학기술 진보가 최근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AI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바이오 분야 난제였던 '단백질 접힘' 문제를 푼 AI '딥마인드'를 예로 들었다. 그는 “AI 전문가에 의해 50년 학문 분야가 와해되는 시대가 왔다”며 딥러닝의 강력함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AI로 어떤 문제를 풀 수 있는지 발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양한 지식을 섭렵한 초거대 AI 'GPT-3', 분산 AI 하드웨어(HW), 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기술 등 다양한 기술 발전상을 소개하며 ”AI발 과기 혁신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5년 후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연구데이터 관련 국제기구인 과학기술데이터위원회(CODATA)의 사이먼 허드슨 박사(Executive Director)도 'ISC 10년 프로그램(CODATA Decadal Programme for ISC: Making Data Work for Cross-Domain Grand Challenges'을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데이터 거버넌스, 오픈 플랫폼, 데이터 기술, 미래 데이터 서비스 등 4개 트랙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등 국내외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서 정책 동향, 사례 등을 발표하는 자리도 있었다. 오픈 사이언스 시대 디지털 혁신성장과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데이터 가치평가, 데이터 디지털 큐레이션 등 다양한 데이터 개방과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행사에서는 각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 성과를 창출한 과학자들에게 노력을 격려하는 '2021년도 지식공유대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과 '2021 연구데이터·AI 분석활용 경진대회' 시상도 함께 이뤄졌다.
지식공유대상은 우수 연구 성과를 창출한 5명 과학자들을 선정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연구 데이터·AI 분석 활용 경진대회에서는 연구 데이터 부문과 AI 부문에서 우수한 분석 활용 결과를 도출한 2명 수상자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등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상, KISTI 원장상을 각각 수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특히 정치권 축사 세례가 이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원욱 의원은 축사를 통해 “오픈 액세스는 다가오는 오픈 사이언스 시대 필수 요소이자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승래 의원은 “데이터 경제, 디지털 전환이 국민 삶의 질 향상으로 직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했고, 이영 의원은 “데이터 기본법 제정을 통해 데이터 산업의 편익과 부가가치는 국민 모두가 누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허은아 의원은 “국민과 국가가 생산하는 모든 데이터를 이용하여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정책 방향을 수립하겠다”고 했으며, 이상민 의원은 “과학기술계도 뉴노멀 시대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도 오픈 사이언스와 미래데이터 기술 발전, KISTI의 노력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재수 KISTI 원장은 “오픈 사이언스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과학기술계는 디지털 혁신, 데이터 중심의 R&D 혁신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데이터 산업 진흥 및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법(데이터 기본법)' 제정으로 국민과 국가가 생산하는 모든 데이터가 국민 삶의 질 향상으로 환원되는 데이터 국가 경제 발전의 초석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을 주최한 KISTI는 '과학기술인프라, 데이터로 세상을 바꾸는 KISTI'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국가 데이터 최고책임기관 '치프 데이터 오피서(Chief Data Officer)'로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