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이 스마트 전자레인지 상용화를 앞당길 고효율 마이크로파 가열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명성호)은 정순신 전기환경연구센터 연구팀이 주파수와 파장을 제어해 원하는 곳에 필요한 만큼만 가열할 수 있는 '스마트 전자레인지'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적열적소(適熱適所)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로 불리는 이 기술은 마이크로파의 파장과 공간 분포를 조절해 가열 부위와 온도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
현재 전자레인지는 가열 대상이나 용기에 따라 공간적 파장 분포가 달라져 가열 부위와 온도에 편차가 발생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연구팀은 수년간 연구 끝에 주파수를 1%만 조절해도 파장 변화를 100배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파장 변화를 보다 빠르고 정교하게 제어하는데도 성공했다. 전자레인지 마이크로파 가열 범위를 폭넓게 조절해 '균일 가열'과 '표적 가열'이 모두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험 결과 '균일 가열' 수준은 온도 차 10% 미만으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표적 가열'은 가열 위치 및 부위를 선택해 원하는 온도로 집중 가열할 수 있었다. 여러 음식물을 함께 가열해도 각각 원하는 온도로 가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기술은 가정 및 상업용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에 적용할 수 있다. 반도체, 자동차,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등 각종 생산 공정에 적용하면 가열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파로 가열하기 어려운 금속체도 효과적으로 가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다. KERI는 원천기술에 대한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하고 수요기업을 발굴해 기술이전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순신 KERI 책임연구원은 “필요 대상만 선택적으로 집중 가열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우리나라 열처리 에너지 효율은 선진국 대비 60% 수준에 불과한데,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정부 탄소중립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