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양질의 특허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지식재산(IP) 중심의 벤처투자 생태계 마련에 앞장서겠습니다.”
배동석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부사장은 올해 모태펀드 출자를 받아 400억원 규모로 조성을 마친 IP펀드 80%를 특허 주목적 투자에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좋은 IP를 보유한 기업이나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은 기업 등에 투자하는 간접투자를 넘어 특허권 등 IP 자체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는 설명이다.
배 부사장은 “주로 벤처캐피탈이 운용해온 기존 IP 모태펀드는 주목적 투자 비중이 20~30% 정도에 불과해 여타 벤처펀드와 큰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모든 투자 검토의 중심을 IP에 두고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2010년 설립된 국내 첫 특허관리전문회사(NPE)다. 지난해 IP 가치평가와 수익화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벤처투자 모태펀드 수시출자사업 IP직접투자부문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배 부사장이 대표 펀드 매니저다.
현재 투자 검토 중인 회사는 6곳 정도로 모두 IP를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투자를 진행하게 되면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에서 글로벌 IP 수익화와 라이센싱 등 전반을 지원할 예정이다.
배 부사장은 “회사가 보유한 IP의 수익화 가능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며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거나 시장 환경, 매출 규모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투자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말했다.
IP 수익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본 요건으로는 해외 출원을 첫 손에 꼽았다. 올해 초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가 미국 킹스톤테크놀로지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소, 180억원대 배상금을 받아낸 특허 역시 국내 중소기업으로부터 인수한 IP다.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독일, 일본에까지 해외특허가 모두 등록돼 있어 특허가 지닌 가치가 배가됐다.
배 부사장은 “당장 사업이 어렵더라도 핵심 IP만큼은 꼭 해외 출원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바로 해외특허”라고 역설했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펀드 운용을 통해 좋은 IP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을 선제 발굴하고 특허 출원과 등록, 나아가 글로벌 시장 수익화까지 IP 전 생애주기를 지원할 방침이다. 무차별 소송전으로 '특허괴물'이라 불리는 해외 NPE와 달리 특허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고 특허권자와 기업이 상생하는 IP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배 부사장은 “혁신적 도전을 하는 기업이 비록 사업은 실패하더라도 IP 수익화를 발판 삼아 다시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새로운 벤처투자 성공 사례를 정착 시켜 IP 중심 투자 생태계 마련되는 시발점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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