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채점 결과 역대급 '불수능'…문·이과 학력격차까지

수학 표준점수 작년보다 10점 높고, 영어 1등급 반토막
수능 만점자 1명은 졸업생... 재학생 중 만점자는 없어
평가원장 "2·3등급까지 감안하면 어렵기만 한가 생각돼"
생명과학Ⅱ 질문에는 "미흡 인정,앞으로 노력할 따름"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발표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발표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처음 치러진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수학·영어 모두 지난해보다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8일 시행된 20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채점 결과, 국어·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올라갔다. 표준점수는 상대적인 성취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로,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를 나타낸다. 최고점이 높아지면 그만큼 어려운 시험이었다고 평가된다. 전년도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이었지만 올해는 149점으로 5점 상승했다. 국어 만점자 비율은 0.01%에 불과해 지난해 0.04%보다 더 줄었다. 국어 만점자 수도 151명에서 28명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국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역대 수능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영역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작년보다 10점이나 높았다. 수학 역시 지난해 가·나형 표준점수 최고점은 137점이었지만 올해는 147점으로 10점이나 올랐다. 수학 만점자 비율도 하락했다. 지난해 수학 가형의 만점자 비율은 0.7%였지만 올해 수학 만점자 비율은 0.63%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의 1등급 응시자 비율은 지난해보다 반 토막이 났다. 올해 영어 1등급 비율은 6.25%(2만7830명)로, 지난해 12.7%(5만3053명)의 절반 수준이다.

문·이과 첫 통합수능이었지만, 문·이과 학력격차만 확인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평가원은 선택과목별 점수는 공개하지 않지만, 입시업계에서는 선택과목을 통해 문·이과 격차가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종로학원은 “국어 만점자 최고점 28명 전원이 언어와 매체를 선택했을 것이고, 화법과 작문에서 만점을 받았더라도 표준점수 149점에 도달한 인원은 단 한 명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 수학에서는 문이과 격차 발생으로 문과학생 수능최저등급 확보 대단히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소송으로까지 이어진 생명과학Ⅱ 문제 오류 논란에 대해서는 미흡은 인정한다면서도 가처분 결과를 고려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생명과학Ⅱ 문제가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평가원은 정답을 유지했으며, 수험생 92명은 평가원을 상대로 정답결정처분 집행정지가처분 소송을 냈다.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은 동물 종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적 특성을 분석하는 문제다. 계산을 해보면 개체 수가 자연에서 있을 수 없는 음수가 되기 때문에 보기 조건을 만족하는 집단이 존재할 수 없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태중 평가원장은 “논란의 여지가 생긴 것 자체에 대해서 미흡했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면서 “이런 점들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앞으로 계속 노력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시된 조건 중에 문제풀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조건이 들어간 점을 인정했다”면서도 “그것을 인정하더라도 다른 조건들을 가지고 충분히 정답에 이를 수 있다는 판단들을 전문가들이나 선생님들이 내렸다”고 덧붙였다.


<수능 채점결과>

수능 채점 결과 역대급 '불수능'…문·이과 학력격차까지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