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V, 차량통신 특허 앞세워 日 토요타·혼다 제소

세계 최대 특허기업 인텔렉추얼벤처스(IV)가 자국에서 일본 토요타와 혼다 등을 상대로 '커넥티드카' 통신부품 특허권 침해 소송에 나섰다. 미국 법원이 피해 사실을 인정하면 토요타와 혼다는 막대한 배상금을 치러야 한다. 차세대 커넥티드카 개발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IV가 지난달 19일 토요타, 혼다, 제너럴모터스(GM)를 미국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IV는 토요타 프리우스·렉서스 모델과 혼다 어코드·오디세이 등에 적용된 차량용 통신부품이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차내 와이파이(Wi-Fi) 사용 시 통신 방법, 외부 통신망 접속 기술 등 총 10건 이상을 꼽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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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는 토요타와 혼다가 각각 4건의 특허권을 침해하는 독일 콘티넨탈 부품, 미국 퀄컴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책임이 부품을 사용하는 완성차 제조사에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IV가 합의금을 목적으로 소송에 나선 것으로 봤다. 현시점에서는 판매 금지 청구 등으로 확대될 공산은 작은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법원이 IV 측 주장을 인정하더라도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의 자동차 판매에는 직접 영향이 없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 임원이 지난 2000년에 설립한 IV는 특허관리 전문기업이다. 독자 연구개발(R&D) 외에 산하 펀드 기반으로 특허를 사들여서 라이선스 비용이나 특허소송 합의금 등으로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정보기술(IT) 부문에서 7만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이번 소송에서 IV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토요타와 혼다가 수천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IV는 지난 2017년에도 전동모터 등에 대한 특허권 침해를 주장하며 토요타 등을 제소했다. 당시에는 IV 주장이 인정되지 않았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후지게이자이는 오는 2035년 한 해 출시되는 신차 가운데 80%가 커넥티드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닛케이는 시장 급성장에 따라 비슷한 특허권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커넥티드카처럼 통신부품을 필수로 사용해야 하는 사물인터넷(IoT) 업계 등도 영향권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