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부 5개 주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아마존 물류창고가 붕괴하며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현지 언론이 아마존의 '휴대폰 반입 금지' 정책이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 소재 아마존 물류창고가 토네이도에 휩쓸려 붕괴하면서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긴급 구조대가 다음주까지 복구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고가 e커머스 업계의 '휴대폰 반입 금지' 정책에 대한 '블루컬러' 노동노동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봤다. 작업 시간 동안 토네이도를 비롯한 비상 기상이변 정보를 원천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붕괴 등으로 폐쇄된 공간에 갇혀도 외부와 연락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수년간 물류창고 근무자가 휴대폰을 작업장에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금속 탐지기 등을 이용한 보안 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직원들에게 차량이나 사물함에 휴대폰을 보관하도록 요구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시적으로 이 같은 정책을 중단했지만 최근 다시 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일리노이주 소재 또 다른 아마존 물류창고의 한 직원은 “아마존에 의존해 나 자신의 안전을 지킬 방법이 없다”면서 “휴대폰 반입 정책을 시행한다면 퇴사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토네이도을 비롯한 기상이변이 발생하면 문자메시지 등으로 위험한 상황을 대중에게 알린다. 지난 10일 아마존 물류창고가 붕괴되기 약 30분전에도 경고 메시지를 발송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은 직원들이 제기한 휴대폰 반입 금지 정책에 대한 우려에 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아마존 측은 “현장 대응팀을 지원하는 한편 피해 지역의 직원과 파트너를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밤부터 11일 아침까지 미국 켄터키, 일리노이, 테네시, 아칸소, 미주리 등 6개 주에서 30여개 토네이도가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94명이다. 미국 역대 최악 토네이도는 1925년 미주리에서 발생했다. 약 352㎞를 휩쓸어 사망자 695명을 기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