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간판 캐릭터이자 한국 챔피언 '아리'가 13일 열 번째 생일을 맞았다.
최근 메타변화로 예전과 같은 강력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게임 안팎을 가리지 않고 우리 문화재를 보호하고 알리고, K팝과 한복을 홍보하는 1등 공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 PC방 문화와 가상 걸그룹 시장성을 가늠하게 하는 등 게임 캐릭터 이상 가능성과 게임 콘텐츠 대중 문화적 가치를 증명하기도 했다.
아리는 2011년 12월 13일 구미호를 모티브로 제작된 챔피언이다. 아리는 '아리따운'에서 따온 이름으로 한국 이용자 대상 투표로 선정됐다. 어감에서 민요 '아리랑'을 연상시켜 한국 챔피언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아리는 유틸성 좋은 스킬셋과 예쁜 외모로 출시 후 많은 인기를 끌었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6개월간 아리 판매금액 5억원을 문화재청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국외 문화 유산 반환과 국립고궁박물관 왕실 행차 유물(노부) 보존처리 등에 활용됐다. 이후 라이엇 게임즈는 10년째 문화재청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총 금액은 70억원이다. 문화재청 협약기업 중 가장 큰 금액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국내 게임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끈 아리의 K-팝 걸그룹 콘셉트 2차 창작물을 실제 게임에 도입, '팝스타 아리' 스킨을 제작했다. 스킨 판매금 전액 등 8억7000만원을 문화재청에 전달해 국외 문화유산 반환과 국내 문화유산 구입 그리고 조선 왕릉 보호 활동에 공헌했다. 국정감사에서 인게임 일러스트와 팬아트도 구분 못 한 국회의원 지적에 수모를 당하기도 했으나 많은 인기를 끌며 LoL 간판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중국 문화공정이 시작되던 작년에는 한국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아리따운 우리 한복' 전시에 참가했다. 구혜자 침선장, 황해봉 화혜장, 정봉섭 매듭장, 김기호 금박장 등 명장과 이동연 한국화 작가와 함께 '한복 아리' 스킨 속 한복을 실물 제작했다. 명인들이 한복 제작 영상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됐다. 조회수 89만회, 좋아요 3만회, 댓글 2900여개를 기록해 국내외 플레이어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라이엇 게임즈는 이달 9일에도 아리 이름으로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8억원을 추가로 후원했다. 기부금은 국외 문화재 환수, 청소년 문화유산 체험 교육 지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국 PC방 문화가 해외 기업에 전파된 계기도 아리다. 라이엇 게임즈는 미국 LA 본사에 PC방을 만들고 한글로 '아리 PC방'이라고 지었다. 조미김, 라면, 이온음료 등 한국 PC방 먹거리를 미국 게이밍 문화에 소개했다.
아리는 한국에서 개최된 '2018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개막 무대에서 가상 걸그룹 K/DA로 데뷔했다. 아리 목소리는 (여자)아이들 멤버 미연이 맡았다. K/DA는 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실제 유명 가수를 기용한 다국적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데뷔곡 'POP/STARS'는 글로벌 팝씬을 강타했다. 아이튠즈 K팝 차트 1위, 팝 차트 부문 2위, 빌보드 차트 월드 디티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공식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이달 현재 4억7000만회를 넘었다. 작년 11월에는 K팝 아이돌 트와이스가 참여한 첫 번째 정식 EP 앨범 'ALL OUT'을 발표했다. 게임 음악 그 이상의 가능성과 게임 콘텐츠 대중 문화적 가치를 증명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