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핀테크, 기업, 연구기관 등에서 활용하는 길이 열린다. '데이탑'(Datop)을 통해 비식별화한 데이터로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이터 경제시대가 도래했다. 데이탑 운영기관인 금융결제원은 주제별 '데이터 마트'를 구축해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금결원은 14일 데이터를 비식별화 기반으로 통합해 분석·개발·결합하는 금융권 공동 데이터 플랫폼 '데이탑'을 구축하고 데이터 포털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이날 선포식에는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배준석 한국은행 부총재보, 금융 관련 협회와 유관·공공기관 대표자는 물론 금융회사 대표 및 CB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학수 금결원장은 “금결원 창립 이래 전자금융, 인증, 지로, 어음교환 등 양질의 금융결제 정보를 축적했지만 정보가 가공되지 않은 목재처럼 쌓여만 있었다”면서 “1년 동안 목재를 가공·정제하고 고품질 데이터로 만들어서 데이탑 플랫폼이라는 '데이터 댐'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데이탑은 금결원이 보유한 일평균 2억3000만건의 금융 결제 데이터를 분석·개방·결합하는 금융권 공동 공유 인프라다. 금융사는 물론 대국민, 핀테크 등 데이터 결합 서비스 이용 기관이 데이탑에 공개된 분석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분석, 개방, 결합 등 3개 플랫폼으로 이뤄졌다. 금융회사, 국민, 데이터 결합서비스 이용기관을 주요 서비스 대상으로 설정, 각 특성에 맞는 데이터셋을 제공한다. 데이탑이 제공하는 지로 납부, 자동이체, 홈펌뱅킹 이체, 오픈뱅킹 거래, 입출금 내역 정보 등 고객의 현금 흐름 데이터를 은행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특정 분야의 지출 분석 기반으로 카드 상품 마케팅을 펼치거나 저축 현황 분석을 통한 저축 상품 가입 유도가 가능하다.
데이탑을 활용한 사례도 공유됐다. 금융 의심·사기 정보를 통합한 분석정보를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금융의심거래 정보 분석·공유 서비스(FAS)에 데이탑이 새로운 허브로 등장한다. 고령층, 장애인 등 정보 소외계층에게 현금자동인출금기(ATM) 및 점포 정보를 제공하는 금융권 ATM·지점 데이터 분석 웹서비스도 금결원 데이탑 정보를 활용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데이터 정보 공유·개방이 전 세계적인 흐름이 되고 있으며, 데이터 개방 결합의 촉매 역할을 하는 인프라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데이탑이) 데이터 촉매로 작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