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절반, 취업사기 경험…평균 308만원 손해에도 혼자 감내

구직자 절반, 취업사기 경험…평균 308만원 손해에도 혼자 감내

구직경험자 중 절반에 육박하는 45.1%가 취업 사기 피해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공고에 있는 직무와 다른 일을 권유받았고, 일부 개인정보 탈취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 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평균 308만원 금전적 손해를 입었지만 대다수가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아 고용노동부 민원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이 요구된다.

인크루트가 구직경험자 1298명을 대상으로 '취업 사기 피해사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먼저, 취업 사기 피해 경험에 대해 '있다'는 응답자는 45.1%, '없다'는 응답자는 54.9%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피해 경험률을 알아본 결과, 30대(48.3%)가 가장 많았고, 20대(45.2%), 40대(43.3%), 50대(42.3%)와 60대(36.4%) 순이었다.

취업 사기 피해를 유형(중복응답)으로는 △회사에서 채용공고에 있는 직무와 다른 일을 권유했다(44.0%)가 가장 많았다. 뒤이어 △급여조건, 복리후생, 직급, 수습기간 등이 채용공고와 달랐다(40.4%)가 2위로 꼽혔다. 2가지 유형 모두 채용공고에 기재된 조건과 달라 벌어진 경우였다.

특수한 피해 유형도 있다. 인감, 통장 비밀번호, 등본 등 개인정보 탈취(9.2%)와 이에 따른 보이스피싱 연루 피해(7.3%), 명의도용 대출(4.1%)도 있었다.

특히 개인정보 탈취 피해를 경험한 이들 5명 중 2명(40.8%)꼴은 보이스피싱, 명의도용을 통한 범법 행위 등의 피해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제공으로 시작한 피해는 단 건으로 끝나지 않고 추가 피해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취업 사기 피해를 겪은 구직자들은 다양한 후유증도 겪고 있다. 그 유형(중복응답)으로 스트레스, 우울감 등의 정신적 피해(82.3%)가 가장 컸다. 이어, 시간적 피해(50.5%), 금전적 피해(32.5%), 원치 않게 범죄에 연루(10.5%), 그리고 폭행 등의 신체적 피해(5.4%)도 경험한 이들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를 대처(중복응답) 방안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별다른 대처 없이 스스로 감내한 경우(38.3%)'가 가장 많았다. 고용노동부 민원 접수와 회사 상대 항의(32.7%)하는 방법이 그다음이었다. 모르는 척 회피했다는 응답 또한 27.3%로 나타났다.

취업 사기로 말미암아 치료, 금품 사기, 빚 등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힌 374명을 대상으로 그 피해액을 조사해봤다. 피해액은 평균 308만원이었으며, 최저 금액은 1만원, 최고 금액은 3000만 원까지였다.

정연우 인크루트 홍보팀장은 “취업 사기가 의심되면 혼자서 판단, 결정하지 말고 지인 또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며 “회사 소재가 불분명하거나 사측에서 충분한 설명 없이 개인정보나 금전을 무리하게 요구한다면 취업 사기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