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테크놀로지스는 친환경 PC 설계 아이디어인 '컨셉 루나(Concept Luna)'를 16일 공개했다.
컨셉 루나는 재사용을 늘리고 제품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PC 설계 아이디어다. 인텔과 협업해 개발한 일종의 개념증명(PoC)으로, 자원 사용은 줄이고 친환경 소재 사용은 유지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또 PC 부품 교체나 재사용도 지원한다. 향후 이 아이디어가 실현되면 전 제품에 대한 탄소 발자국은 절반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요 아이디어로는 PC 설계에서 가장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마더보드의 크기와 부품 수를 각각 75%, 20% 줄이면 탄소 발자국을 약 50% 감축할 수 있다. 이렇게 크기를 줄인 마더보드를 상단 커버 안쪽에 재배치할 경우 외부의 차가운 공기에 노출시킬 수 있어 열 분산을 효과적으로 구현한다. 장기적으로 냉각 팬을 완전히 없앨 수 있어 전력 사용량을 줄인다.
또 소형 크기의 고성능 딥 사이클 셀 배터리를 탑재해 하루 종일 사용하기 충분한 전력 공급도 가능하다. 알루미늄 섀시는 수력발전으로 가동되는 공장에서 생산해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고, 공정상 폐기물을 줄인다.
컨셉 루나는 재사용, 수리, 재창조로 이어지는 미래 친환경 비전도 제시한다. 이 아이디어는 '사용'에서 '재활용'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여러 번 재사용한 후에 재료를 더 이상 원래 형태로 사용할 수 없을 때 비로소 재활용한다는 접근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주요 아이디어로는 제품을 분해하는데 단 4개의 나사만 있으면 되며, 기존보다 전체 나사 개수를 10배나 줄였다. 이럴 경우 핵심부품을 분해, 수리, 재조립하는 총 수리 시간을 약 1.5시간이나 단축했다. 또 손목받침대인 팜레스트 어셈블리를 손쉽게 수리하고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새로운 바이오 기반 인쇄회로기판(PCB)은 아마 섬유(flax fiber)를 사용했으며, 수용성 폴리머 성분의 글루로 제작됐다. 아마 섬유는 기존 플라스틱 라미네이트를 대체할 수 있고 수용성 폴리머는 용해되기 때문에 재활용 업체들이 금속과 부품을 손쉽게 분리할 수 있다.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총괄사장은 “컨셉 루나는 제품 라이프사이클의 모든 공정을 재검토해 미래에 지속 가능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다음 단계는 혁신적인 설계 아이디어를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