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16일 로보틱스 기술을 집약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Mobile Eccentric Droid)를 공개했다. 어디서나 수평을 유지하고 바퀴와 바디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모베드는 배송과 안내, 촬영 장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물은 내년 1월 CES 2022에서 공개 예정이다.
모베드는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 몸체에 독립 기능성 바퀴 네 개를 장착해 기울어진 도로나 요철에서 수평을 유지한다. 휠베이스와 조향각 조절이 자유로워 좁고 복잡한 도심 환경에 최적화했다.
모베드에 탑재한 편심 메커니즘 기반 '엑센트릭 휠'은 바퀴마다 세 개 모터가 개별 바퀴 동력과 조향·바디의 자세 제어 기능을 한다. 편심은 휠 중심을 벗어난 위치에 고정바(fixed bar)가 달린 형태로 증기기관 엔진과 자전거 바퀴가 대표적 예다.
개별 동력과 조향 제어 시스템은 360° 제자리 선회와 전 방향 이동이 가능해 좁은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이동한다. 자세 제어 시스템은 지면 환경에 따라 각 바퀴 높이를 조절해 바디 흔들림을 최소화한다. 고속 주행 등 필요에 따라 전·후륜 간격을 65㎝까지 넓혀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저속 주행이 필요한 복잡한 환경에서는 간격을 45㎝까지 줄여 좁은 길도 쉽게 빠져나간다.
모베드는 너비 60㎝, 길이 67㎝, 높이 33㎝ 크기에 무게 50㎏, 배터리 용량 2㎾h, 최대 속도 30㎞/h다. 1회 충전 시 약 4시간 주행 가능하다. 지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12인치 타이어를 적용했다. 크기를 변경하면 더 큰 배터리 용량과 긴 주행거리도 가능하다.
모베드는 어떤 장치를 탑재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 흔들림을 최소화해야 하는 배송과 안내 서비스, 촬영 장비 등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방지턱 등 도로 요철과 좁은 공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통과해 안내·서빙 로봇의 활용 범위를 실외까지 확장할 수 있다. 또 플랫폼 크기를 사람이 탑승하도록 키우면 노인·장애인 이동성 개선이나 유모차·레저용 차량 등 1인용 모빌리티로 활용할 수 있다.
현동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상무는 “실내에서만 이용됐던 기존 안내와 서빙 로봇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심 실외에서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동성을 개선한 모베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22에 참여해 '로보틱스'를 주제로 미래 비전과 신개념 로봇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시관에 모베드의 안내용 애플리케이션 버전 등 모베드 실물을 전시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