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203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 신규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세대 교체에 나섰다. 승진자 3명 중 1명은 40대다.
현대차그룹은 17일 대내외 급격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의 지속 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리더십 확보를 위해 2021년 하반기 임원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신규 임원 승진자는 총 203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 15명,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등이다. 승진자 가운데 3명 중 1명은 40대로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은 우수 인재에 대한 발탁 인사를 크게 확대했다. 연구개발(R&D) 부문 신규 임원 승진자 비율은 37%에 달하는 등 실적 위주의 인사가 이뤄졌다.
그룹을 이끌던 고위 임원들의 세대 교체도 단행했다. 디자인경영담당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연구개발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담당 분야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 이원희 사장, 이광국 사장, 하언태 사장은 각각 고문으로 선임했다.
슈라이어 사장은 디자인 어드바이저를 맡아 우수 디자이너 양성과 대외 홍보 대사와 협업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비어만 사장은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로서 엔지니어 육성과 고성능차 개발·론칭 등을 지원한다. 후임 연구개발본부장은 박정국 사장이 맡아 제품 통합개발을 통한 성능 향상과 전동화, 수소 등 미래기술 개발 가속화를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구체화를 위한 인포테인먼트, ICT, 자율주행 등 주요 핵심 신기술·사업 분야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를 승진 배치했다. 현대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추교웅 전무,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김흥수 전무,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임태원 전무를 각각 부사장에 승진 임명했다. ICT혁신본부장에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해 임명했다.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와 AIRS컴퍼니장 김정희 상무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추교웅 부사장은 향후 커넥티드카 대응을 위한 신규 플랫폼 및 통합제어기 개발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김흥수 부사장은 그룹 차원의 미래기술 확보와 신사업 추진 역량 내재화에 나선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디자인을 총괄한 이상엽 부사장은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탠다. 임태원 부사장은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겸직을 통해 수소연료전지 사업 총괄 역할을 맡는다.
새로 영입한 진은숙 부사장은 NHN CTO 출신으로 데이터, 클라우드, IT서비스플랫폼 개발 전문가다. 현대차 IT와 SW 인프라 관련 혁신을 추진하고, 개발자 중심 조직 문화를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 전문가 장웅준 전무는 앞으로 확대될 자율주행 분야의 고도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김정희 전무는 그룹의 제품과 서비스에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사업실적을 달성한 성과 인재를 승진하고, 제네시스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외부영입도 실시했다. 현대차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에 김선섭 전무를,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에 오익균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제네시스 CBO(Chief Brand Officer)로 그레이엄 러셀 상무를 영입 임명했다. 벤틀리과 맥캘란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전략 수립한 경험을 지닌 마케팅 전문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 역량을 결집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 미래 지속 가능한 사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인사”라며 “완성차를 비롯한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