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김태·김재관 의생명공학과 교수팀이 공동으로 초음파를 이용한 뇌자극으로 치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초음파를 이용한 뇌자극으로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인 5xFAD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줄이고 뇌 연결성이 개선됐었음을 확인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폴리펩타이드로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 물질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초음파를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인 뇌 조직 내 아밀로이드 베타의 양을 감소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임상 활용 가치를 높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치료법 개발의 주요 난제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를 비약물, 비침습적으로 달성함으로써 임상 활용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을 기반으로 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약 개발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아밀로이드 베타에 대한 항체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가 미국 FDA의 조건부 승인을 받은 것이 유일하다. 이번 연구는 비약물적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기존의 약물적 치료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의 뇌에 초음파를 이용해 40 헤르츠의 감마 리듬으로 자극했다. 생쥐의 두개골 위에 초음파 발생 소자를 부착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에서 하루 2시간씩 2주간 초음파 자극을 시행한 결과 자극 군에서 뇌 내에 있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수치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전극을 두개골 위에 고정하고 초음파 자극 전후의 뇌파 변화를 분석해 40 헤르츠 대역의 뇌파 증가 및 위상-주파수 결합의 증가를 관찰했다. 이러한 뇌 연결성의 개선은 뇌 기능이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김태·김재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학문 분야의 두 연구팀이 융합연구를 통해 이룬 성과”라며 “초음파를 이용해 비약물·비침습적으로 아밀로이드 베타를 감소시키는 방법은 비교적 안전하고 부작용의 우려가 적어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효능이 확인되면 빠른 시일 내에 임상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두 교수가 주도하고 박민철 박사과정생과 황자민 석사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 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및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신경과학 분야 권위적인 학술지 '중개 신경퇴화' 온라인에 최근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