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6600만 년에서 최대 7200만 년 전 '부화 직전'의 공룡알 화석이 그래픽으로 복원됐다.
21일(현지 시간) 미국 CBS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10년 전 석재 채굴업체인 잉량그룹에 의해 중국 장시성 간저우시 샤허산업단지의 바위 틈에서 17cm 크기의 알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화석은 조류의 알로 오해받고 잉량 돌 자연사 박물관에 보관됐다. 이후 화석들을 정리하다 일부 부서진 알 안에서 뼈 조각을 발견하면서 공룡 알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안에는 펼쳤을 때 약 27cm 길이로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까지 모두 자라 부화만을 앞둔 공룡이 화석화되어 있었던 것.
이 알은 처음 발견한 업체의 이름을 따 '아기 잉량(Baby Yingliang)' 이라고 불린다. 중국지질대학교 고생물학자 리다 싱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아기 잉량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생물학 저널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게재했다.
논문과 함께 공개된 복원도는 공룡보다는 새에 가까운 모습이다. 아기 잉량은 대가리를 다리 사이로 넣고 있으며 양 발은 대가리 양 옆에 자리하고 있다. 등은 알의 뭉툭한 쪽으로 접은 채로 웅크리고 있다.
이 모습은 부화 직전 현대 조류에서 나타나는 '터킹(tucking)' 자세와 흡사하다. 현대 조류는 중추신경계에 의해 부화 직전 터킹 자세를 취하는데, 이 자세가 부화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아기 잉량의 모습이 '현대 조류의 조상은 공룡'이라는 가설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아기 잉량은 아시아와 북아메리카에 서식한 깃털이 있는 수각류 '오비랍토르'의 일종이다. 백악기 후기에 생존했던 육식 또는 잡식성 공룡으로, 새의 조상이라고 추측되는 '테로포드' 그룹에 속해 가능성을 더한다.
아기 잉량은 약 7000만 년 전, 산사태로 인해 땅에 파묻히면서 외부 영향을 받지 않아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바위 같은 이물질이 아기 잉량 화석을 덮고 있다. 연구진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아닌 전체 골격을 첨단 스캐닝 기술을 통해 이미지화 했다.
연구에 참여한 버밍엄대학교 피온 웨이섬 마 고생물학 교수는 “이전에 발견된 비조류 공룡은 두개골이 분리돼 불완전한 형태”라며 “반면 이번 화석은 새처럼 알 안에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상태로 보존돼 놀랍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