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10.16% 상승, 2년 연속 10% 상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역대급 공시지가 상승에 주택·토지 보유세 부담도 피할 수 없게 됐다. 1세대 1주택 실수요자 등 부담 완화방안을 내년 3월 마련하겠다고 윤곽이 나오지 않아 논란이 크게 일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 1월 1일 기준, 표준지 약 54만 필지의 공시지가(안)과 표준주택 24만호의 공시가격(안)에 대해 소유자 열람 및 의견청취 절차를 23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20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개별공시지가와 개별주택가격 산정의 기준이 된다. 개별공시지가와 개별주택가격은 표준지 공시지가 및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토대로 시·군·구가 산정한다.
내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10.16%로, 올해 10.35%보다 0.19%p 내렸다. 지난해보다 다소 상승률은 떨어졌지만, 2007년 이후 14년만에 최고치였던 올해 상승에 이어 2년 연속 10% 상승을 유지해 '역대급' 상승이라는 평가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아지면서 땅값 상승률 이상으로 공시가격이 올라 이같은 상승율을 유지하게 됐다.
내년도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71.4%로, 올해 68.4%보다 3.0%p 오른다. 이는 로드맵에서 제시한 내년 목표치인 71.6%와 유사한 수준이다.
시·도별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서울이 11.21%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세종 10.76%, 대구 10.56%, 부산 10.40%, 경기·제주 각 9.85%, 광주 9.78%, 대전 9.26% 등의 순이다.
서울과 세종은 올해(11.35%, 12.40%)보다 소폭 내린 것이지만 경기와 제주, 울산, 경남, 충남 등은 올해보다 더 많이 올랐다. 내년도 시·도별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가장 낮은 인천도 상승률이 7.44%에 달했다.
표준지 이용 상황별로 보면 주거용 10.89%, 상업용 9.60%, 농경지 9.32%, 공업용 8.33%, 임야 7.99% 순이다. 내년 전국 표준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7.36%로 올해 6.80%에 비해 0.56%p 오른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표준지는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으로 ㎡당 공시지가가 1억8900만원으로 평가됐다. 19년째 가장 비싼 땅의 지위를 지켰지만, 올해(2억650만원)보다는 8.5% 내렸다. 코로나19 사태 영향 등으로 상권이 타격을 받아 부동산 가치도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재산세와 건강보험료 등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1세대 1주택 실수요자 등 국민들의 부담은 완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 1세대 1주택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22년 공시가격 변동으로 인한 재산세·건강보험료 등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제도별 부담완화 적용대상, 경감 수준, 효과 등 세부적인 시행방안은 내년 3월 중 확정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보유세는 세부담 상한 조정 또는 내년 보유세 산정 시 올해 공시가격을 활용하거나 종부세에 고량자 납부 유예 등을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공시가격 안은 소유자 의견 청취 및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1월 25일 결정·공시될 예정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