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국민의힘 선대위...후보 자질론까지

매머드급으로 출발한 국민의힘 선대위가 흔들리고 있다. 대수술 수준의 재편과 새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 내부 혼란에 일각에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후보 자질론까지 다시 언급되고 있다. 적어도 투표일까지 대선후보와 당대표가 함께 가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2일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2일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22일 선대위 개편에 나섰다. 전날 이준석 당대표가 선대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고 조수진 의원이 선대위 공보단장을 사퇴하면서 긴급 수습에 들어간 셈이다.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은 20일 비공개 회의를 갖고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선대위 조직 재편을 논의했다. 윤 후보는 “김 위원장이 (선대위를) 좀 더 강하게 잡으시겠다고 했고, 그렇게 해달라 말씀드렸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1박 2일간의 호남 일정을 떠나기 전 차담회 정도로 언급했지만, 선대위 내부에서는 비공개 회의로 조직 개편에 대한 합의가 있었을 것으로 봤다. 이미 김 위원장의 경우 선대위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개편 의지를 시사했다. 여기에 당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내놓으면서 개편 규모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 내부에서는 사실상 새로 시작하는 수준의 개편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선대위 주요 보직을 새로 인선하고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주요 본부장급 인물들이 전원 사퇴한 수준은 돼야 지금 사태를 봉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흐른다. 특히 이번 상임선대위원장 사퇴는 이달 3일 울산합의로 극적인 원팀 분위기를 이끌었던 잠행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선대위 초기 인선부터 윤 후보와 윤핵관(윤 후보 핵심관계자) 갈등이 안팎으로 퍼져있었고, 그런 것들이 쌓여 터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미 사퇴를 선언해서 커다란 명분 없이는 복귀가 힘들 것이고, 만약 복귀한다 해도 정상적인 선대위 운영을 보장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원들과 지지자들도 분열돼 다투는 모습이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사퇴 공방을 벌이며 후보 교체론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 경선 때부터 우려됐던 유 후보의 처가 관련 의혹에 선대위 내홍까지 터지면서 리더십을 포함한 후보 자질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선대위 다른 관계자는 “당 일각에선 아직 윤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정권교체 우호 분위기에서 대선을 쉽게 치룰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각종 의혹에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