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총리 신설' 시선끌기용 안 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2일 '과학기술혁신 부총리' 신설을 골자로 한 과기 부문 7대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은 부총리 신설을 비롯해 국가전략기술 확보를 통한 기술주권 확립, 2030년 달 착륙 프로젝트 완성, 인력 양성 등이 포함됐다. 연구개발(R&D) 체계를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 기초 및 원천 기술 연구에 집중 투자한다. 또 R&D 지원 체계도 정부 주도에서 연구자 중심의 개방형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우주항공, 스마트 모빌리티, 차세대 전지, 시스템·지능형 반도체, 바이오헬스, 차세대 네트워크, 탄소자원화, 사이버보안을 10대 빅 프로젝트로 선정하고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첨단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인프라를 다지고, 전폭적인 지원과 투자로 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5대 과학강국으로 발돋움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지난달 '디지털 대혁신' 공약에 이어 국가 혁신 동력으로 과학기술을 지목하고 공약을 내놓은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그동안 과학기술계에서 지적돼 온 고질적인 문제점을 나열하고 대통령이 되면 바꾸겠다는 선언에 그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부총리 신설 공약은 차기 정부 거버넌스 개편과 관련해 깊이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다. 그동안 부총리 직제가 정책 실행과 조정 과정에서 얼마나 효과를 봤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여러 부처를 관장하며 정부 내외부에서 갈등을 빚는 부총리보다는 아예 각 부처 장관에게 힘을 몰아주는 것이 더 낫다는 지적도 있다. 대통령-국무총리-부총리-장관으로 이어지는 옥상옥 조직 아래에서는 책임장관이 나오기 어렵다. 부총리 카드가 시선끌기용으로 그쳐선 안 된다.